[포토] LG 채은성, 새 시즌을 달구는 타격훈련!
LG 트윈스 채은성이 1일 경기도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천=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다.’

LG 외야수 채은성(31)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프로 입단부터 저연차 시절 내내 가시밭길이었다. 고교시절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던 그는 2009년 등번호 세 자릿수 육성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2011시즌을 앞두고는 방출을 피하기 위해 현역으로 군복무에 임했다. 전역 후 희미한 빛을 응시하며 3루수에서 포수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두 차례나 포지션을 변경했다.

프로에 입단한 모든 선수가 그렇듯 재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차 지명으로 채은성과 같은해 LG에 입단한 오지환은 “우리 동기 중 입단 시점부터 타격은 채은성이 가장 좋았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고교시절 포지션인 3루에는 정성훈이라는 높은 벽이 있었고 내야수로서 특출난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군 코칭스태프는 채은성의 집념을 바라보며 새로운 길을 찾아주려 했다. 서용빈 KT 2군 감독부터 김정민 배터리 코치, 신경식 독립구단 성남 맥파이어스 감독 등 함께 했던 지도자 모두가 채은성을 도왔다. 포수진이 무주공산이 되면서 채은성은 포수 마스크를 썼다가 외야진 세대교체 시점이 다가오자 외야 글러브를 꼈다.

이후는 모두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2014년 외야수로서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채은성은 2018년부터 LG 중심타자로 도약했다. 늘 굵직한 땀방울을 흘렸고 중심이동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타격 메커닉으로 자신의 길을 찾았다. 언제나 신인과 같은 자세로 야구에 임한 그는 어느덧 팀내 핵심선수이자 중고참 선수가 됐다.

12월부터 1월까지 비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이천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는 채은성은 지난 15일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보냈다. 이번에도 (김)현수형이랑 함께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체력적인 부분도 대비를 많이 했다”며 “현수형과 첫 해에는 고중량 웨이트가 중심이었다. 이후 매해 조금씩 변화를 줬다. 이번 테마는 체력이었다. 무거운 것을 들고 뛰고, 끌고 뛰면서 웨이트와 체력을 두루 향상시키는 운동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특별히 체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부진했던 상황을 돌아보면 늘 크고 작은 부상이 있었다. 체력이 떨어졌을 때 부상을 당했고 타격 사이클도 떨어졌다. 다치지 않기 위해 체력을 많이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포토]LG 채은성, \'타임! 타임!\'
LG 채은성(오른쪽)이 지난 2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김현수와 수비 훈련을 하다가 코치에게 신발끈을 묶기 위한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이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ul.com

채은성은 지난 3년 동안 37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4 52홈런 2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6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 외야수 중 OPS 1위는 김현수(0.906), 채은성과 이형종이 공동 2위다. 지명타자 자리까지 포함해 김현수, 채은성, 이형종, 홍창기 넷이 두루 선발 라인업에 올라갈 확률이 높으나 방심은 없다. 불과 일 년 전 만해도 붙박이 중견수이자 리드오프는 이천웅이었다.

채은성은 “몇 년째 계속 경쟁이다. 서로 안주하지 못하고 더 하려고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팀으로 봤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며 “모두 자신의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잘 해야 경기에 뛸 수 있다. 올해는 팀 성적도 매년 얘기했던 그곳까지 도달할 수 있게 더 준비 잘 하겠다. 지금까지는 계획했던 페이스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메신저에 적은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림이 없다)을 항상 가슴 속에 새겨 넣은 채은성이다.

더불어 과거 자신처럼 막연함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후배들을 격려했다. 채은성은 “(김)호은이와 (한)석현이가 올해 잘 됐으면 좋겠다. 둘다 나처럼 상위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이고 무명시절도 길었다. 각자 자리에서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 정말 열심히 하는 동생들인 만큼 올해 제대로 빛을 보기를 바란다”며 팀동료이자 선배로서 김호은과 한석현을 응원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