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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인공지능(AI)에 투자를 맡기는 투자일임 서비스 ‘핀트’(Fint)의 가입자가 33만 명을 넘어서며 1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으나 수익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핀트 측은 “수익률 공개가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경쟁사는 “수익률을 직접적인 투자광고에 활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수익률을 공개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핀트를 운영하고 있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지난해 1년 동안 비대면 투자일임계약을 통해 올린 수익률과 관련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26일 밝혔다. 핀트 관계자는 “내부 법무팀에서 전사적으로 (수익률) 공개불가 방침을 내렸다. 운용사이기 때문에 수익률을 홍보나 광고로 내세우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수익률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행위가 유사수신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법률적 위험요소가 있다고 보고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률이 낮아서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핀트는 2019년 4월부터 AI에 투자를 전적으로 맡기는 투자일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1:1 맞춤 투자일임 서비스를 일반인들이 20만원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주요 성과 지표 분석 결과 12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33.1만명을 넘어섰다. 1년 만에 누적 가입자수가 11배 성장한 기록이다. 누적 투자일임 계약수도 같은 기간 17배 이상 오른 7만2000 건을 달성했으며 투자 일임 자산(AUM) 역시 9배 성장한 312억 3000만 원을 기록했다. 핀트 측은 “2020년은 초고속 성장을 이룬 한 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핀트는 가입자들이 얻어간 수익이 어느 정도인진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규정 제4-77조는 투자자문업자 및 투자일임업자가 ‘투자광고’의 내용에 특정 투자일임계좌의 수익률 또는 여러 투자일임계좌의 평균수익률을 제시하는 행위를 투자자 보호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칠 염려가 있는 불건전 영업으로 보고 있다. 핀트는 해당 규정을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기사를 통한 수익률 공개가 투자광고로 인식·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광고가 아닌 경우엔 수익률을 사용할 수 있다. 단순히 기사나 취재에 응하는 부분은 광고심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광고라고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규정상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오해를 주는 행위는 금지행위로 돼 있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수익률이 공개가 되더라도 투자 기간·유형 등에 대한 기준 요건에 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광고가 아니더라도 향후 금융당국의 지적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수익률 공개를 우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체가 공개하는 수익률은 검증할 수 없고, 투자자가 오해할 수 있는 광고의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수익률을 공개하도 지양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쟁사들은 어떨까. 동일한 AI 투자일임 서비스를 하고 있는 ‘파운트’는 수익률을 공개하고 있다. 물론 파운트가 투자일임 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이달 초이지만, 투자자문업자로서 핀트와 동일한 금융투자업규정 제4-77조 적용을 받는다. 파운트는 수익률을 투자광고에 직접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수익률 공개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파운트 관계자는 “수익률을 투자광고에 활용하진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파운트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한 투자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공격형의 경우 11.6%, 중립형은 10.6%, 안정형은 6.0%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자산군의 평균 수익률은 12.05%였으며 펀드는 15.48%, 연금은 13.69%였다. 지난해는 상승장이어서 수익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투자자문업자 및 투자일임업자 범주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통상 자산운용사는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투자 상품에 대한 수익률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되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I를 활용한 펀드에 대한 수익률을 공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AI 엔진을 활용해 공모펀드에 투자한 경우 수익률을 비롯한 투자자산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 역시 “비공개 투자인 사모펀드의 경우 구체적인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지만 공모펀드의 경우 정보 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핀트가 직접 수익률을 공개하진 않지만 이 회사의 수익률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로보 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판단이 도움이 되도록 AI를 이용한 투자자문·일임투자 서비스 업체들의 수익률을 1주·1개월·연환산·누적 기준으로 비교 공개하고 있다. 핀트의 투자상품은 ‘디셈버 다이렉트 ETF 국내·해외형’ ‘디셈버 ISAAC 자산분배 국내·해외형’ ‘디셈버 미국 주식 솔루션’ 등의 계좌명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수익률은 실제 투자 수익률이 아닌 알고리즘에 대한 테스트 수익률이며, 개인과 법인 투자자의 수익률을 구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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