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모라이스 감독-손준호 \'우리가 또 우승이다\'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이 경기 후 손준호와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K리그 MVP가 이번에도 중국으로 향한다.

전북 현대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과 손준호 이적에 합의했다. 알려진 이적료는 550만 달러(약 60억원). 손준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큰 금액이다. 지금까지 중국으로 향한 K리그 선수 대부분은 공격수나 센터백이었다. 스트라이커는 포지션 특성상 가장 비싸고, 센터백도 희귀 자원인데다 중국 선수에 비해 수준이 높아 슈퍼리그 클럽으로부터 자주 러브콜을 받는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는 드러나는 부분이 적고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 중국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처음에는 산둥에서 300만 달러를 제안했는데 전북이 더 많은 이적료를 원했고, 결국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산둥이 손준호의 가치를 크게 인정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 최고의 선수가 중국으로 향하는 현상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전북에서만 최근 6년 사이 에두(허베이)와 김기희, 김신욱(이상 상하이 선화), 김민재(베이징 궈안), 로페즈(상하이 상강) 등이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줄줄이 중국으로 이적했다. 대부분 600만 달러(약 70억원)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전북에 안겼다.

전북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기량을 인정받은 K리그 선수들은 줄곧 중국 클럽의 목표가 됐다. 2017~2018년 경남FC에서 뛰며 득점왕에 MVP까지 석권했던 말컹이 대표적이다. 대구FC, 수원 삼성에서 활약했던 스트라이커 조나탄도 2018년 톈진 테다로 떠났다. 멀게는 데얀도 2014년 FC서울을 떠나 장수, 베이징을 거친 경험이 있다. K리그 최고의 선수는 중국으로 가는 공식이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 면이 있지만 선수와 구단 입장에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다. 선수는 적게는 2~3배 이상, 많게는 4~5배의 연봉을 챙길 수 있다. 중국으로 이적하면 흔히 말하는 ‘네트’ 계약을 맺기 때문에 연봉에 세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연봉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선수는 국내 잔류보다 중국 이적을 택하게 돼 있다. 구단도 큰 이적료를 얻어 곳간을 채울 수 있다. 모기업, 지자체 의존도가 높은 K리그 구단에게 선수 이적료만큼 큰 금액을 한 번에 벌 수단은 사실상 없다. 조건이 맞는다면 선수와 구단 모두 이적을 선호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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