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강건 작가가 ‘아메바’전을 오는 31일까지 룬트갤러리에서 연다.
전시장에는 강건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기기묘묘한 형태와 질감, 컬러를 가진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얼핏 인체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체가 아니다.
사실 이 조각들은 인체 조각을 완성한 후 여러 조각으로 잘라낸 작업이다. 몸통은 벽에 붙어있고, 다리는 각각 따로 서있다. 작가는 조각조각 잘린 조각이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이라는 의미로 이번 작업을 진행했다.
강건 작가는 “인간의 몸 형태만 갖춘 채 완성의 끝을 고민 중이었던 조각이 있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완벽한 인체가 아니라고 느꼈고, 조각을 절반으로 잘랐다. 두 동강난 조각의 모습에 내가 어렴풋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조형에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이후에 두 개로 나뉜 몸을 다시 잘라 지금의 형태가 됐다.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이미 형체를 이룬 조각을 조각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과정, 잘린 조각 부분들이 마치 타인들과의 관계에 있어 그들에게 남겨질 나의 자아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나에게 비춰지는 부분을 통해 전체를 짐작할 뿐이다.
강건 작가는 “우리는 저마다의 인간관계 속에서 여러 타자에게 기억되고, 그들 안에 남게 되는데 그것은 분명히 전부가 아니라 일부분이다. 하지만 그 부분들은 타자 안에서 또 다른 형태로 변질, 변형된다. 처음의 나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자아의 미세한 부분들은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이되고, 각자의 판단으로 나머지 부분들이 채워져 새롭게 완성된 ‘나’의 모습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작가는 조각난 조각을 통해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모습인가요?”
eggroll@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