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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병상에서 투병 중인 차기석을 응원하는 축구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기석은 200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챔피언십에서 MVP를 수상하며 특급 유망주로 조명 받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활약했다. 당시 차기석의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PSV 에인트호번 훈련에 합류시켰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신장 191㎝의 장신에 반사신경, 킥 능력까지 보유한 드문 선수라 차기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각광 받았다.
장밋빛 미래만 있을 것 같던 차기석의 인생에 2005년 겨울 시련이 찾아왔다. 피치에 쓰러진 차기석은 만성신부전증 판정을 받았고, 유럽 진출도 없던 일이 됐다. 아버지 신장을 이식 받고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지만 재발해 방출됐다. 이후 몇 번의 이식과 재발을 거친 끝에 그는 2010년 이른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다. 2014년 모교인 연세대 코치로 부임해 지도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했지만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몸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약물 치료와 투석을 이어갔으나 나아지지 않았고, 지난 3월 인조혈관 삽입 수술 후 통증이 심해졌다. 신부전증에 중소 동맥에 염증이 생겨 동맥의 흐름 방해를 유발하는 버거씨병, 근력 저하 증상과 더불어 근육 효소수치가 증가하고 근전도, 근육 조직에 이상이 발생하는 다발성근염까지 겹쳤다. 결국 그는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들어갔다가 최근 겨우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차기석은 투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 폐에 물이 찼고, 버거씨병 때문에 양쪽 발목을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수술비가 워낙 많이 나가 부모님이 대출까지 받아 병원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차기석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축구계에서 손을 내밀고 있다. 강원FC의 신광훈과 이슬기 코치 등 1986년생 친구들은 전부터 차기석에게 십시일반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결국 SNS에서 ‘힘내라 차기석’ 캠페인이 시작됐고, 축구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골키퍼 출신인 김병지는 자신의 개인채널을 통해 차기석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5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김병지는 골키퍼 후배들과 안정환 이동국 등 스타 플레이에게 직접 연락해 응원 영상을 받아 공개했다. 더불어 해당 영상 조회수가 50만을 넘는 순간부터 1회당 10원씩 기부하기로 했다. 14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경기에는 부천 서포터들이 준비한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차기석의 친구인 이슬기 코치는 “부모님께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기석이도 힘을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며 도움을 부탁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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