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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정면 돌파와 시청자의 반감, 드라마 속 PPL이 ‘한 끗 차이’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드라마에서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은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난 2010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PPL이 합법화 된 이후 이제는 PPL 없는 드라마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에게는 PPL을 영리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작용하게 됐다.
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하지만 잘 드러나게 PPL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한 가운데 SBS 금토극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가 화제가 됐다. ‘더 킹’는 스타 작가 김은숙 작가, ‘한류스타’ 이민호와 김고은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만큼 높은 광고 효과를 노릴 수 있기에 많은 제작 협찬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일 방송된 8회에서는 과도한 PPL이 연이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방송에서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 분)은 대한민국 형사 정태을(김고은 분)과 통화를 나누던 중, 커피를 먹고 “첫 맛은 풍부하고, 끝 맛은 깔끔해. 대한민국에서는 이걸 시중에서 판다고?”라는 대사를 했다. 이와 함께 해당 커피가 클로즈업 됐다. 여기에 정태을과 장미카엘(강홍석 분)의 잠복 근무 중 볶음 김치가 대놓고 나오고 맛에 대한 호평을 전하는 장면, 정태을이 볼과 입술에 모두 바를 수 있는 멀티밤을 활용하고 “이거 하나면 다 돼”라는 대사가 담긴 장면, 명나리(김용지 분)의 카페에서 흑당 버블티를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장면 등이 연이어 그려졌다.
계속해 등장하는 PPL의 향연에 시청자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속사정도 있다. 한 제작 관계자는 “‘더 킹’은 약 320억 원의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에 PPL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 말했다.
과도한 PPL로 인한 논란은 ‘더 킹’이 처음은 아니다. SBS ‘닥터스’, KBS2 ‘프로듀사’ 등의 작품들도 맥락 없이 난무하는 PPL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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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PPL과의 정면 돌파를 선언한 작품들이 있다.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극 ‘꼰대인턴’은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특별한 PPL을 진행한다. 극중 가열찬(박해진 분)은 라면 회사에 근무하며 ‘핫닭면’을 개발해 초고속 승진에 성공하는 인물이다.
MBC에서는 기획 단계부터 ‘핫닭면’ 출시를 논의하고 극중 라면회사 캐릭터 ‘핫닭이’의 캐릭터 상표권 출원까지 마쳤다. 주인공 박해진도 극중 등장하는 라면의 광고 모델로 참여, 제품 출시에 필요한 초상권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기획 단계부터 자체 PPL이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내용에 풀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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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의 좋은 예로 지난해 방송된 JTBC ‘멜로가 체질’을 빼놓을 수 없다. ‘멜로가 체질’에서는 에피소드를 PPL로 삼으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극중 드라마 PD 손범수(안재홍 분)는 외주 제작사 직원 추재훈(공명 분)과 PPL에 대해 논의를 하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을 알지만 안마의자는 세트도 작은데 어디에 놓냐”고 고민을 토로한다.
이에 추재훈은 “그에 맞는 에피소드를 만들면 된다”고 예시를 떠올렸고, 예시 속 황한주(한지은 분)는 아들에게 “광고 노출이 15초다”는 대사까지 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후 “넣어 주시는거죠?”라는 추재훈의 제안에 손범수가 “했잖아요”라며 PPL을 알리며 PPL의 새 지평을 열었다. 시청자들도 기발한 ‘대놓고 PPL’에 재치 있었다는 평을 보냈다.
주52시간 근무가 시행되고, 이전보다 낮아진 시청률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높아지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드라마의 흐름까지 깨는 PPL은 시청자에게까지 허탈함을 주고 있다. 제작사 관계자는 “PPL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그러나 부담스러운 노출 보다는 자연스럽고 위트 있게 녹여내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 제품에 대한 반감까지 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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