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쏜튼 \'오지 마\'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의 경기가 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렸다. KB 쏜튼이 상대 수비를 피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아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스포츠계까지 강타한 ‘코로나 사태’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프로야구는 시범경기 축소에 이어 시즌 개막을 연기하기로 했다. 프로축구 개막 역시 무기한 미뤄졌다. 시즌이 한창인 남자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지난 2일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여자프로농구는 마지막 남은 6라운드 강행을 선언했다. 각종 프로 스포츠가 코로나19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는 홀로 묵묵히 달리고 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하게 리그를 진행 중인 WKBL이 흥행 면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흥행요소도 충분하다. ‘디펜딩 챔피언’ 국민은행과 통합 6연패를 달성했던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1위 다툼이 치열하다. 4일 현재 26경기를 치른 국민은행이 20승6패(승률 0.769)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우리은행이 19승6패(승률 0.760)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간격이 0.5경기 차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를 주축으로 공수에서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박혜진의 건재 속에 박지현과 김소니아의 성장세로 정상급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리그 강행은 위험부담도 따른다. 자칫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라도 나올 경우 대회를 중단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충격파가 따를 수도 있다. WKBL도 이를 잘 안다. 이미 지난 달 21일부터 무관중경기를 시행했고, 코로나 감염방지를 위한 각종 안전대책을 시행중이다. 실내프로스포츠 중에선 가장 먼저 무관중 경기를 실시했다. 정규리그는 19일까지 진행되는데 방역과 검역 체계를 강화해 정면돌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수단이 머무는 호텔은 수시로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농구단 관계자는 “식사도 선수단만 이용할 수 있도록 특별 관리를 받고, 이동간에도 외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동선을 짰다. 선수들도 프로다보니 몸관리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정경기를 위해 호텔에 투숙하면 예전과 달리 이용객이 없다”고 귀띔했다.

숙소생활을 하는 여자농구단 특성도 리그 강행 이유 중 하나다. 리그를 중단하더라도 이미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터라 선수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숙소와 체육관을 오가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이럴바에야 경기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게 연맹과 이사회 판단이다.

위험을 감수한 만큼 흥행요소를 얼마나 극대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시즌은 6라운드까지만 치르기 때문에 상대전적이 동률일 경우 득실점 편차까지 따져야 한다. 상대전적에서 우리은행이 3승2패로 앞서지만, 국민은행이 5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3승3패로 동률을 이룬다. 이후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자력우승이 가능하다. 반면 우리은행도 5일 경기를 승리해 공동 선두가 될 경우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게 된다. 리그 우승 레이스에서 국민은행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 오는 5일 우리은행 홈코트 아산에서 열리는 두 팀의 맞대결이 정규리그 1위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4연승, 우리은행은 3연승의 상승세다.

선두싸움뿐 아니라 3위 싸움도 치열하다. 3위 신한은행부터 4위 하나은행, 5위 삼성생명, 6위 BNK가 반 경기, 한 경기 차로 촘촘하게 붙어있다. 3위와 6위의 경기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4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를 절박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내일은 없는 총력전 속에 6라운드 마지막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연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프로 스포츠가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리그 강행을 택하며 홀로 문을 열어놓은 WKBL이 흥행요소를 앞세워 스포츠에 목마른 팬심(心)을 겨냥하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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