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엘리베이터 7.46%·아난티 8.16% 하락
- 시장 평균 이하 통일펀드, 당장 수익률 개선 어려워
- 미사일 발사에 금강산까지…주가 약세 당분간 이어질 듯
[스포츠서울 채명석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들의 철거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3일 남북경협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남북경협 독점 사업자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전일 대비 7.46%(6000원) 내린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아산 지분 69.67%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아산은 금강산에 설치된 남한 시설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지구에 골프장과 리조트 운영권을 보유한 아난티도 8.16%(1000원) 하락한 1만1250원을 기록했다.
금강산 관광지구 뿐 아니라 남북 철도 연결, 개성공단 입주 기업 등 대북 관련 종목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개성공단 관련주인 인디에프(-6.18%), 좋은사람들(-3.82%), 신원(-4.51%), 제이에스티나(-2.79%)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남북 철도 연결 관련주인 현대로템(-4.70%), 푸른기술(-3.50%), 남광토건(-4.18%), 화성밸브(-5.20%), 동양철관(-2.65%), 문배철강(-3.33%) 등도 떨어졌다.
남북경협주를 비롯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여파로 코스피는 전일대비 8.24포인트(0.39%) 내린 2080.62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아 이날 원·달러 환율은 9.5원 하락한 117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 개장 전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김정일 정권의 대남의존정책을 비판하며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의 약세는 예상됐다. 이날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는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남측과의 협력을 통한 금강산관광을 직접 비판한 뒤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 사업을 남측을 내세워서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는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평양 공동선언 합의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발언이다.
시장에서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남북 경색관계가 지속중인 와중에 김 위원장의 금강산 시설 철거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남북경협주들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남북경협 재개 가능성은 더욱 늦춰져 관련 종목들의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의 의도대로 남측 업체의 참여를 배제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남북경협주에 투자하는 통일펀드도 수익률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현재 국내 대표 통일펀드인 신영자산운용의 마라톤통일코리아 펀드(대표펀드 기준) 시리즈는 연초 이후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A클래스)가 -3.2%,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S클래스)가 -2.6% 수준이다.
통일펀드 중 운용규모가 가장 큰 삼성통일코리아(A클래스) 역시 연초 이후 성과가 1.2% 수준으로 기타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 BNK브레이브뉴코리아1(A클래스)도 올 들어 성과가 0.5% 수준에 그쳤고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A클래스)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6%로 기타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 높지만 지난 6개월 수익률은 -5% 이상 떨어진 상태다.
oricm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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