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의 배우 류승룡.제공|CJ엔터테인먼트

“최민식 선배님이 아닌 이순신 장군님을 보는 것 같았다. “

영화 ‘명량’의 배우 류승룡이 극 중 이순신 장군 역으로 열연한 선배 배우 최민식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류승룡은 26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명량’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재치넘치는 입담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최민식에 대해 “현장에서 어른이셨고 모든 단역부터 스태프까지 다 챙겨 ‘이순신 장군에 빙의돼 있구나’ 했다”면서 “선배님이 항상 항상 입버릇처럼 ‘다치지 마라’고 하셔서 안전제일을 귀가 따갑게 들었다. 덕분에 6~7개월간 굉장히 위험한 촬영인데도 안전하게 마칠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이어 “ 멀리서 보기 때문에 잘 안보였는데 그 배로 넘어갔더니 그 혼돈속에서 태산처럼 딱 계시더라. 그 모습이 최민식 선배님이 아니리 이순신 장군님을 보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영화 ‘명량’의 배우 최민식.제공|CJ엔터테인먼트

앞서 최민식은 류승룡에 대해 “너무 멀리 있어서 잘 안보였다. 망원경이 없어서”라며 “파국맞는 장면이 있는데 류승룡씨가 머리에 초가집 지붕같은 걸 얹고 있어 엄청 멋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명량’은 1597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전쟁액션물이다.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 류승룡은 이순신을 제거할 적임자로 투입된 왜군의 용병장수인 냉혹한 구루지마 역으로 열연했다.

방송인 손범수와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류승룡은 자신이 소개되자 “구루지마의 사진이 구겨져있다. 구루지마 구기지마”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한민 감독의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만주족 장수 쥬신타 역으로 열연한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장수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데 대해 “나도 한국말을 하고 싶은데 김한민 감독님은 나를 한국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호적등본도 보여드리고 부모님도 만났는데 그대로 못믿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구루지마 역할을 일본 배우가 하기엔 무리가 있어 배우로서 사명감을 갖고 영화를 하게 됐다. 만주어는 사어여서 전 세계에서 100여명 밖에 안쓰는 말이어서 부족해도 검증할 방법이 없어 마음 편했는데 이번에는 옆나라고 일본어에 통달한 사람들이 많아 일본어 대사를 하는 게 힘들지만 영화적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30㎏에 달하는 갑옷을 입고 머리에 무거운 투구를 쓰고 출연한 그는 “갑옷이 무진장 무거웠는데 특히 머리쪽이 가뜩이나 내 무게도 힘든데 너무나 거대한 걸 올려서 경추 3번이 많이 힘들었다”며 “안에서부터 몇겹 켜켜이 고증된 옷을 입어 입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화살 맞는 장면도 있어 내 갑옷이 3벌에 2800만원이었다. 갑옷이 주는 이미지가 정교하고 화려해서 정교하면서 전술도 뛰어난 왜장을 상징했다. 조선군들의 옷은 허접해 상대적으로 이순신 장군을 굉장히 돋보이게 하는 장치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민식 류승룡 외에도 조진웅 진구 이정현 권율 노민우 등이 출연하는 ‘명량’은 오는 7월30일 개봉한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