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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원을 지키는 ‘키’플레이어 기성용의 책임이 막중하다. 한국이 희박한 16강 진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의 활약이 절실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벨기에 선수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각인시킨 그가 벨기에를 상대로 해야할 역할이 많다.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최종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기성용은 한국이 16강으로 가는 문을 여는 진정한 ‘키’의 역할을 해야 한다.
◇‘스트라이니’의 2선 침투 막아라
에덴 아자르와 케빈 미랄라스 등 벨기에 공격진 선수들은 같은 리그에서 뛰는 기성용을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속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프리미어리그 출신이 많은 벨기에 공격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존재다. 특히 기성용은 상대 중앙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와 대결에서 지지 않아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펠라이니는 중앙에서도 오른쪽을 주로 맡아 미드필드 왼쪽에 서는 기성용과 부딪힐 일이 많다. 공격시 마치 스트라이커처럼 최전방으로 가세하는 ‘스트라이니’의 침투를 기성용이 걸러줘야 한국의 중앙수비가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신장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기성용(187㎝)이 194㎝에 달하는 펠라이니를 상대로 공중볼 다툼도 벌여야 한다. 스완지시티에서는 중앙수비수를 맡은 적이 있을 정도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공격의 시발점, 역습의 속도를 책임져라
벨기에의 양 측면 수비수들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공격에 강점을 보이지만 동시에 수비시의 약점도 갖고 있다. 벨기에의 측면수비에 생기는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빠른 역습이 필요하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고 있는 기성용의 빠른 볼 배급이 빛을 발해야 한다. 한국의 역습상황에서 양 측면의 빈 공간과 쇄도하는 팀 동료들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배달해줘야 벨기에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기성용의 정확한 패스는 수준급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빠른 판단과 정확한 패스가 한국의 역습속도를 좌우한다.
◇공격본능 봉인해제, 과감하게 슛하라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기성용은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골을 뽑아내곤 했다. 포지션이 공격수는 아니지만 정확하고 강한 킥력을 갖추고 있는 그는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위협하곤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기성용은 러시아와 알제리를 상대로 무게가 실린 중거리슛으로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숨길 수 없는 공격본능은 벨기에전에서 아낌없이 발휘돼야 한다. 그가 시도한 중거리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더라도 동료 공격수의 발 앞에 떨어지거나 코너킥으로 연결돼 또다른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한국이 공격으로 전환해 상대진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공이 끊기면 스피드가 좋은 벨기에 측면 공격수들의 역습에 돌이킬 수 없는 일격을 당할 수 있다. 슛이 가능한 거리에서는 과감하게 슛을 시도해 한국 수비진이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상파울루(브라질)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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