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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골프용품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지들에게 좋은 제품을 값싸게 제공하고자 하는 계획이 주효했습니다.”
국내 약 500개의 골프장에서 운영중인 골프장 프로숍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골프장이 직접 프로숍을 운영하면서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요즘은 위탁 운영이 점차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골프장 프로숍에 가면 질좋은 골프용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는 60%가 위탁 체재로 운영되면서 생긴 변화다.
그 중심에 골프 유통업의 강자 예스런던(대표 김용호)이 있다. 2000년에 설립된 예스런던은 기존 골프장들의 프로숍 운영 방식을 탈피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전국 골프장 위탁 운영의 30%를 점유한 1위 업체다. 예스런던을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용호(63) 대표는 “욕심 안부리고 단단하게 오래 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한우물을 팠다.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노력이 업계 1위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엉뚱하게도 대학시절 유도 선수로 활약했던 스포츠맨 출신이다. 그러나 유도보다는 창업에 더 관심이 많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회사를 차렸지만 부도를 겪었다. 하지만 유도를 하며 갈고 닦은 불굴의 투지로 무장한 그는 절치부심 재기에 나섰고, 새롭게 시작한 의류유통업에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2001년 예스런던을 창업한 그는 2009년부터 골프장 프로숍을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골프 시장에 뛰어들었다.
예스런던의 성장은 기존 유통 구조상 유통업체들이 제품 대부분을 위탁받아 판매하고 중간 이윤을 취했던 구조를 깨는 것에서 시작됐다. 위탁이 아닌 좋은 제품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통을 전개하는 한편 골퍼들에게 좀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이를 위해 예스런던은 연 100억원 이상을 상품 매입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에는 국내에서 열린 미국과 세계연합팀의 팀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의 공식 머천다이징 총괄 운영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예스런던은 향후 프로숍에서 골프용품만 판매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넘어서 신규 아이템 발굴과 프로모션 캠페인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새로운 브랜드 론칭, 플랫폼 비즈니스 등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사업 성장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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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대표는 기존 프로숍과 달리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8년 제32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을 시작으로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제 19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참가 선수들이 자신의 사용구를 연습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멀티브랜드 드라이빙레인지’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프로숍을 운영하는 전문 판매원인 ‘프로숍 매니저’로 중년 매니저의 비중을 점점 늘리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중년의 프로숍 매니저를 수시로 모집 하고 있으며,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수시로 교육하여 현장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예스런던이 운영하는 프로샵 매니저 67명의 평균 연령은 51.6세로 타 업종의 판매, 서비스직의 평균 연령이 34세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차이다. 김용호 대표는 “골프장 평균 방문객의 연령대는 50~60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실버세대가 직접 매장을 운영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예스런던의 프로숍 매니저는 일종의 소사장 제도로 운영된다. 노력하는만큼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고 이는 곧 회사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프로숍에서 4년 째 근무중인 50대 매니저는 “은퇴 후 프렌차이즈 음식점을 준비하다 지인의 추천으로 골프장 프로숍을 운영하게 됐다. 장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세일즈 노하우가 생기고 자신감도 생겨 이제 다른 장사를 할 생각은 없다”고 만족해 했다.
예스런던은 18홀 골프장 기준 프로숍 매장당 3억5000만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공급하며 인테리어, 포장지, 박스, 부자재 및 교환, 반품 택배비까지도 지원한다. 이러한 지원이 가능한 이유는 매입중심의 유통 비즈니스로 수익을 극대화시킨 예스런던만의 유통방식 덕분이다. 동종업계의 유통 업체는 제조사의 상품을 위탁하여 중간 수익을 챙기는 형태라면 예스런던은 자체적으로 전체매장의 판매율과 방문객의 구매성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통하여 제조사에서 직접 상품을 매입하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합리적인 가격은 매출 증가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프로숍 매니저의 수익도 증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연간 2회에 걸쳐 전문적인 세일즈&서비스 교육과 골프용품교육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예스런던은 6년째 골프장 프로숍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용호 대표는 “회사의 다양한 포지션 중 프로숍 매니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매니저가 자신있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공급되어야 고객도 만족한다는 일념으로 연간 진행상품을 구성하고 있다”면서 “국내 프로숍 내장객들의 관심사를 연구하다 보니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요구까지도 충분히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골프 애호가들을 위한 상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유통하는 한편, 더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대해 넘버원 골프 유통사로서의 위상을 재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인근기자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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