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한민국의 브라질월드컵 첫 경기가 24시간도 남지않았습니다. 12년전 첫 경기 폴란드전으로 되돌아가봅니다.

◇개막 5일째, 부산에서 대한민국 월드컵 도전사에 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지다.
우여곡절도 많았던 히딩크호가 500일간의 험난한 행로를 마무리하는 월드컵 D조 예선 첫 경기에서 동유럽의 강호 폴란드와 일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첫 경기의 승패가 나머지 경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월드컵의 핸디캡때문에 양보할 수없는 경기였습니다.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은 지난 5번의 도전에서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꿈*이었지만 새로운 역사를 쓸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월드컵도전사를 살짝 들춰보겠습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한국은 처녀출전 하였습니다. 일본과 최종예선을 치르게 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반일감정이 극에 달해 대한민국에 일본사람을 들일 수 없다고 결단을 하고 홈게임을 포기합니다. 두 게임 다 일본에서 개최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홈그라운드 어드밴티지를 완전히 뭉개버리고 1승 1무로 첫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구었습니다. 이때부터 한일전은 아주 특별한 스포츠이벤트로 온 국민들의 가슴에 자리 잡게 된듯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몇 년 동안은 이런 감정을 느낄만한 경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피하는 듯 합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한일전의 경우 양 팀 선수들 뿐아니라 현장에 가 있는 사진기자들의 경우도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일본취재진과 자리(코너 플래그 근방 사진기자 취재석)경쟁부터 시작해서 사진취재까지 다른 경기에 비해 훨씬 힘들었습니다. 기자는 2009년 미국 WBC본선에서 한일전을 세 번이나 취재했던 적이 있습니다. 일본기자들을 볼 때마다 ‘우리 인제 그만 만나자’라고 했더니 그들도 100% 동의하더군요. 이치로는 ‘헤어진 여자친구를 자꾸 만나는 것 같다며, 이러면 결혼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고 하소연 할 정도였죠. 그도 한일전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멘트였습니다.

스위스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한국은 멕시코 월드컵 본선에 두번째로 진출하게 됩니다. 이후 이탈리아,미국,프랑스, 2002한일월드컵, 독일,남아공 그리고 2014브라질월드컵까지 8연속 본선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아시아 축구맹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첫 단추만 잘 끼울 경우 16강 진출이라는 꿈에도 한발짝 다가설 수 있기에 몸을 깎는 고통을 참고 여기까지 와있습니다. 취재 나선 카메라톡스도 작은 눈 부릅뜨고 그들이 어떻게 꿈을 이루는지를 지켜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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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반환점이자 히스토리가 되어 버린 월드컵 첫승의 행복한 기억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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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이냐? 아님히딩크냐?

두감독이 고민에 빠진 모습으로 경기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명예로운 모습으로 월드컵을 마치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될지 자뭇 궁금한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승리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월드컵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던 히딩크 감독도 경기휘슬과 함께 킥오프되자 평소와 달리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며 경기를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게임은 어느팀이 첫골을 넣느냐에 결정날 것처럼 시종 팽팽하게 진행됐습니다. 첫골 먹는다= 무너진다라는 공식이 월드컵 첫경기에서는 많이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기세, 분위기가 미묘하게 경기력에 작용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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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두 감독의 고민과는 달리 월드컵 첫승의 꿈(16강진출에 앞서서 넘어야 할 산)은어렵지 않게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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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새 아이콘이 된 박지성도 아니고 바로 황새 황선홍이 날았습니다. 두 팔을 쫙 펴고 날아오른 황선홍. “아직은 덥치지 마!”라고 말을 하는 듯 합니다.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코치를 포옹하기위해 폴란드골대에서 반대편 벤치까지 상당히 먼거리를 골세리머니를 펼치며 달려가고 있는 황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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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스트라이커로 투입된 ‘황새’ 황선홍이 전반 26분골지역 왼쪽에서 이을용의 크로스를 논스톱으로왼발터닝슛해 폴란드의 골문을열어 제친 것 입니다.

54년스위스월드컵출전이후 6차례의 월드컵 본선 도전 끝에 역사적인 첫승의 서광이비추기시작한 순간이였죠. 지난 94미국월드컵 독일전골에 이은 두번째 골이자 A매치 50골이라는 영광도 함께 얻은 우리들의 영원한 형님이자 오빠로 떠오르는 황선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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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수비수 최진철이 황선홍을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습니다.

황선홍의 첫골이 터지고도 폴란드와의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기시작하는대~한민국선수들. 반면온통 빨간 주위환경에 주눅든 폴란드 선수들의 플레이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발휘하기에는 물오른 한국선수들에겐 어림없는 일이었습니다. 주위의 비난(오대영 감독이라 불리기까지)을 받아가면서도 선수들에게 체력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킨 히딩크 감독의 전략이 첫골과 함께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잠시 시간을 경기시작전으로 돌리겠습니다.월드컵열기로 물든 대~한국민들의 표정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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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호랑이를 컨셉으로 페인팅 한 붉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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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해보이는 아저씨의 멋진 모자. 장미꽃 위의 축구공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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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때 가장 성공한 마케팅은 아마도 한 이통사의 코리아 팀파이팅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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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몸 던져 응원을 펼치고 있는 붉은악마. 얼굴에 ‘이몸던져’라고 페인팅이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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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함께 응원을 펼치는 모습도 보기좋은 장면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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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붉은악마 . 월드컵이후에도 주목을 많이 받았던 인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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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트로트가수 태진아씨도 응원에 동참했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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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이렇게 사랑받은 순간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온 국민이 최소한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저희 취재차에도 태극기를 꼽고 다녔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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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과격한 문구를 등에 페인팅하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축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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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미녀들

첫골이 터지고나자 다소 긴장감이 풀린듯 엥겔 감독을 뒤돌아보는 여유를 갖는 히딩크 감독. 하지만 그의 몸동작이 거칠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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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가 저기야!
심지어는 넘지말아야할선(?)까지 넘어가며 선수들에게 정상적인 플레이를 독려하는 히딩크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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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심의 제지를 받자 겸연쩍은 표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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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고 차 달라고?”
이기고 있는데 시간이나 좀 벌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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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천천히 그라운드 안으로 차주고 있는 히딩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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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코치가 나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자 대기심의 접근을 의식한 듯 슬며시 박 코치에게 다가가 제지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의 과묵한(?) 여유

”눈치껏 하자고! 박 코치“

◆역사의 한페이지가 된 월드컵 첫승 폴란드와의 조별예선은 두번째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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