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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상우, 김재윤, 임창민.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결국 잘 버티는 팀이 5강 안에 들어가더라.”

올시즌 독보적인 1위를 질주 중인 SK 염경엽 감독은 시즌이 진행될 수록 투수진, 특히 불펜이 강한 팀이 결국 가을 잔치에 초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염 감독은 “우리도 시즌 초반엔 불펜의 힘이 약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지금의 불펜이 완성됐고 접전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불펜 안정화가 1위 질주에 큰 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올시즌 1위 SK부터 4위 LG까지 모두 팀 불펜 방어율 1~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키는 힘이 강해야 144경기 마라톤을 안정적으로 완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올시즌 2위와 5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키움, KT, NC는 원조 마무리 투수의 복귀로 불펜에 천군만마를 얻었다. 키움은 시즌 초반 부동의 마무리 투수였던 조상우가 1군에 올라왔다. KBO리그 복귀 후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23경기에 나서 18세이브를 수확한 조상우는 지난 6월 10일 오른쪽 어깨 근육 손상 진단을 받고 1군에서 말소됐다. 5월 출전한 6경기에서 방어율 10.29를 기록하는 등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더니 6월 4경기에 출전한 뒤에 결국 부상이 발생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재활을 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한 조상우의 합류는 키움 불펜을 한층 더 강력하게 만들어줄 최고의 선물이다.

KT도 김재윤이 복귀를 눈앞에 뒀다. 지난 5월 12일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김재윤은 긴 재활을 마치고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내용도 좋다. 3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고 삼진을 7개 잡는 동안 볼넷은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1군에 돌아오면 마무리가 아닌 중간에 투입될 예정이지만 필승조 자원이 정성곤, 주권, 이대은 뿐인 KT엔 단비와도 같은 김재윤의 복귀 소식이다. 부상 전 김재윤은 1군에서 14경기에 출전해 1승 1패, 6세이브, 방어율 3.68을 기록했다.

NC는 임창민의 1군 합류로 불펜을 강화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접었던 임창민은 올 여름에 돌아오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2군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한 뒤 지난 14일 1군에 등록된 임창민은 당일 KT와 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0.1이닝을 소화했다. 1년 여만에 1군에 돌아온만큼 당분간 편한 상황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시즌 중반 들어 급격하게 지키는 힘이 떨어진 NC 불펜에 마무리 경험이 많은 임창민의 구실이 막중하다.

원조 마무리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운 키움, KT, NC의 상황도 복귀한 세 투수가 부담을 덜고 제 페이스를 찾을 여유를 제공했다. 키움은 임시 마무리 오주원, KT는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한 이대은, NC는 올해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은 원종현이 기대 이상으로 소방수 구실을 잘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복귀한 투수들이 좋았던 때의 페이스를 회복하면 세 팀의 지키는 힘은 더욱 올라간다. 투수력의 가치가 올라가는 후반기 순위 경쟁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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