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이주희기자]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뒤바뀌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29일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공식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같은 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았다. 일본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극적인 상황이 잇따라 연출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수장의 눈을 통해 최근 현안을 짚어봤다.

◇美中 무역 갈등 봉합, 영향은?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첨예하게 대립하던 미국과 중국은 한 발 물러서 숨고르기에 나섰다.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제공 | NH투자증권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제든 다시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남아있지만 지금 당장 더 상황이 악화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됐다”면서 “주식시장의 민감도는 점차 약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에서 글로벌 펀더멘털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제공 | 미래에셋대우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역시 “양국관계에 대해 연초와 같은 낙관론 형성이 어려운 것은 그동안 입장 차이가 명확히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제공 | 삼성증권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된 국내 증시의 특성상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투자심리 차원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이후 비핵화 협상 재개는 주식 시장 투자심리에 우호적일 것”이라며 “미중, 북미 협상 모두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기적 포트폴리오 전략에 반영은 향후 협상 추이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日 수출 규제, “단기적일 것”

일본 정부가 이달부터 한국에 대한 일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규제할 것이라는 보여 그 여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기인 신한금투리서치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제공 | 신한금융투자

이와 관련 조용준 센터장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품목들이 일본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며,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일본 업체들의 피해도 피할 수 없고 미중이 간신히 봉합한 무역갈등 문제를 미국의 눈치를 보는 아베 정부가 짊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센터장도 “단기간 수입 중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하며 이 경우 한국 소재 업체 이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나 무수 불산 가격 상승과 판가 인상의 시차로 인해 일부 기업들의 이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90일 이상 일본 수입이 중단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나 더 장기적으로 보면 소싱처 다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번 수출 제재로 일본 기업에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등 이룰 수 있을까

경기 둔화 우려와 투자 부문에 대한 하방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하반기 시장을 두고는 2~3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

조용준 하나금투 리선치센터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제공 | 하나금융투자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중 이익 바닥 탈출이 기대된다”며 “지난해 대비 높아진 원·달러 환율과 수출 증가율 반등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 반도체·IT 업황 바닥 확인이 예상되고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반사 수혜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의 경우 “미디어·엔터의 단기 낙폭이 과대하다”면서 “대중 관계 개선 시 빠른 반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용준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모멘텀 바닥 확인, 글로벌 매출수정비율 저점 반등, 한국 실적 모멘텀 바닥 통과, 국내증시 방향선회 순으로 정리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하반기 지수 상승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하반기 추천 업종으로 IT, 인터넷, 자동차를 꼽았다. 종목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카카오, 현대자동차.

사본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최신)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제공 | 대신증권

구용욱 센터장은 “한국에서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은행, 증권 등 기업실적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섹터에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을 전망”이라면서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판단되는 조선(LNG선), 반도체가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4분기 적자 우려까지 제기된 상황으로 우려가 이미 많이 앞서 가 있기 때문에 반전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사본 -[904331]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제공 |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단행, 통화정책의 효과가 본격화된다면 경기가 안정화되며 현재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기업이익 예상치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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