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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미 전역에 생중계된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마운드와 타석에서 두루 맹활약을 펼쳤다. 6이닝 2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것은 물론 타석에선 결승 2루타와 공격 흐름을 이어가게 만드는 절묘한 희생번트로 다시 한 번 다재다능함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미국 폭스 채널의 해설자 톰 버두치의 얘기를 듣기라도 한듯 홈런성 타구를 날리며 타자로서 빼어난 재능도 뽐냈다.
미국 시간으로 토요일 저녁 공중파 중계였던 만큼 다양한 경기 자료가 나왔다. 특히 올시즌 최고 투수로 우뚝 선 류현진이 마운드 혹은 타석에 설 때마다 류현진에 대한 얘기를 집중해서 전달했다. 버두치는 2회초 류현진이 타석에 서자 “다저스 구단은 언젠가는 류현진이 홈런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를 들은 캐스터가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타율이 0.059인데 맞는 말인가”라고 반문했으나 버두치의 얘기가 진실로 드러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4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와 8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쳤고 머스그로브의 높은 직구를 강하게 때려 우측펜스 상단을 강타하는 타구를 날렸다. 류현진의 한 방을 통해 1루 주자 크리스 테일러가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왔고 다저스는 3-2로 역전했다. 이날 경기 결승타가 나온 순간이었다.
류현진의 장타가 터지자 폭스 방송국은 최첨단장비를 통해 류현진의 타구를 분석했다. 폭스 방송국에 따르면 류현진 타구의 비거리는 117m였다.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13개 구장에선 홈런이 될 수 있는 큰 타구였고 류현진 입장에선 투수친화형 구장 PNC파크에 홈런을 빼앗긴 모양새가 됐다. 그래도 류현진의 힘과 타격기술이 이 타구로 인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힘에서 밀리면 내야플라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머스그로브의 직구를 끝까지 손목 힘으로 밀어내 홈런성 타구로 연결시켰다. 장타가 나오기 전까지 머스그로브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에 앞서 테일러가 10구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날렸는데 사실상 머스그로브는 테일러와 류현진에게 17개의 공을 던진 정신적 피로를 극복하지 못했다. 머스그로브는 5회초 연속안타를 맞고 3점을 더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류현진은 이전부터 이따금씩 타격에서도 특출난 재능을 선보이며 공격에도 이바지했다. 빅리그 데뷔해였던 2013년에는 총 4개의 장타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타율 0.269로 내셔널리그 팀타율 1위를 기록한 시카고 컵스(0.258)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특히 2013년 6월 13일 애리조나와 홈경기에선 에이스 패트릭 코빈을 상대로 적시 3루타를 터뜨렸다. 당시 현지 방송에서 3루타를 날린 류현진의 모습을 보고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희생번트와 수비서도 늘 안정감을 자랑한다. 이날 경기서도 6회초 무사 2루에서 완벽한 번트로 2루 주자를 무사히 3루까지 보냈다. 반면 이따금씩 상대가 기습번트를 댈 때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자신에게 온 땅볼 타구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빅리그 최정상급 제구력과 볼배합으로 정상에 오른 류현진이 투구 뿐만이 아닌 타격과 수비에도 돋보이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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