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13일 2013프로야구 두산과 SK의 주중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잠실야구장. 두산 장원진 코치.2013.06.13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빨리 깨지라고 그래요.”

두산 장원진 타격코치는 현재 연속경기안타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두 선수에게 악담(?)을 하고 다닌다. “기록 빨리 깨졌으면 좋겠다”는 악담이다. 이유가 있다. “안타 기록에 다가갈수록 안타 1개 치기도 어려워진다”는 것.

두산 김현수와 민병헌은 4일까지 23경기 연속 안타 기록 행진 중이다. 지난 1일 안타를 치면서 구단 연속 기록은 갱신했고, 이제 프로 통산 기록이 남았다. 이 부문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는 2003년 8월 29일 수원두산전부터 2004년 4월 21일 수원 현대전까지 39경기 연속안타를 친 현 LG 박종호(당시 삼성) 2군 코치다. 이 기록에 도달하려면 아직 17경기는 더 안타를 쳐야 한다.

장 코치에 의하면 아직은 두 선수가 기록에 대해 그다지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30경기가 넘어설수록 부담을 느낄 것으로 장 코치는 보고 있다. 아무래도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지게 때문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장 코치는 “타격감이 워낙 좋은 선수들이어서 한 경기에 두 세 개씩 안타를 치던 선수들이 한 경기에 안타 1개 치기도 힘들어진다”고 했다. 1경기에 안타 1개만 쳐도 기록이 유지되기 때문에 안타 1개를 치는데만 골몰하게 돼 타격감각을 유지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기록에 대한 장 코치의 이야기는 왠지 분석이라기보다는 경험에 가깝게 느껴졌다. 장 코치는 현역 선수시절이었던 2000년 170개의 안타로 최다안타를 기록하는 등 기록 달성의 부담감을 몸소 느껴본 기억이 있다. 후배들이 기록 수립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도, 그에 대한 부담으로 더 큰 것을 잃지 않도록 독려해야하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다. 하지만 김현수와 민병헌은 4일에도 악착같이 연속안타 기록을 세우고 있어 23경기 연속 안타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