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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연예계 시장에서 1인 기획사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톱스타들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1인 기획사 설립’이 여전히 유지되는 가운데 몇몇 스타는 다시 대형기획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김태희, 소지섭, 유재석, 류시원, 장근석 등은 가족 혹은 오랫동안 함께한 지인과 탄탄한 파트너십으로 1인 기획사 형태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반면에 장동건, 최지우, 전지현 등은 1인 기획사에서 전문 매니지먼트사로 U턴해 앞으로 행보에 변화를 예고했으며 배용준, 이병헌 등은 애초 1인 기획사로 출발했으나 후배를 양성하면서 대형 매니지먼트사로 진화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1인 기획사가 ‘맞다’ ‘아니라’라는 정의는 없는 것 같다. 다만 각자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이것을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할지는 스타들의 성향 및 영역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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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 자유로운 활동, 수익 분배 우위
1인 기획사는 연예인 한 사람만을 위한 회사이자, 연예인이 설립한 회사를 지칭한다. 2004년 배용준과 이병헌을 시작으로 서서히 붐이 일기 시작했다. 주로 고정적인 수입원이 있는 한류스타들이 속속 홀로 서기를 했다. 배용준과 이병헌은 이후 후배들을 영입해 10여 명 이상의 스타 및 신예들을 거느린 대형매니지먼트사인 키이스트와 BH엔터테인먼트로 각각 진화했다. 최근 하지원, 강지환, 박시후, 클라라, 서지석 등도 1인 기획사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스타들은 많은 작품과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형 기획사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1인 기획사를 생기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1인 기획사의 최대 장점은 자신의 의지에 따른 자유로운 활동 영역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기획사 소속시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작품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지만, 직접적인 경영자이자 주최자로 입장이 바뀐 1인 기획사의 경우 선택의 폭이 스타에게 더 많이 쏠려있고 끼워팔기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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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부분 오랜 기간 신뢰하던 매니저 혹은 가족 등 소규모 인원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 배분에서 많은 부분이 스타에게 돌아가는 이점이 있다. 수십억원 대의 매출을 내는 톱스타들의 경우 개런티를 소속사와 나누지 않는 대신 모든 비용이 스타, 즉 회사로 돌아간다.
새로운 경험을 쌓게 되는 활로도 된다. 회사의 실질적인 결정권자 역할을 해 재무, 사업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기회를 얻는다. 2009년 1인 기획사 ‘51K’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 중인 소지섭은 “연기 외 사업과 재무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끊임없이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소지섭은 직원 면접에 참여하고, 경영에 대한 전반을 책임지고 관여하며, 커피 매장을 오픈하는가 하면 출연작인 영화 ‘오직 그대만’의 공동 제작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MBC 예능 ‘무한도전’ 멤버들의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길 등 하하를 제외한 전원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무한도전’ 멤버라는 특수성이 있다. 오래 활동해 확실한 기반이 잡혀있고, 자체적으로 관계자들과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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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 위기 대처 능력 부족, 많은 지출 부담
홀로 서기인 만큼, 책임감도 크다. 가장 피부로 와 닿는 것은 개런티 외에 회사를 운영할 때 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스타가 불미스러운 일이나 개인적인 일로 공백기를 가질 경우 회사 수입이 제로가 되면서 존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고(故) 박용하는 1인 기획사 설립 후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군 복무중 잦은 휴가와 열애설 논란에 휘말렸던 비(현재는 큐브DC 소속)도 즉시 논란을 해명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가 무혐의를 받았던 박시후의 경우 당시 1인 기획사를 시작하자마자 벌어진 일에 즉각 대처하지 못해 화를 키웠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연예계 흐름도 LTE급으로 변화하고 있다. 월드스타들이 속속 생기면서 해외진출 및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야 하는데, 1인 기획사 스타들의 경우 이러한 변화에 바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생각지 못했던 부대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스스로 회사를 접고 다시 대형기획사로 발길을 돌린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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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스케줄 관리 및 개인업무 등을 봐주는 단순한 업무에 그쳤던 매니지먼트사들이 직접 드라마, 영화 제작 그리고 해외진출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기업형으로 변화한 것도 1인 기획사에서 다시 매니지먼트로 선회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를 포함해 전지현, 장동건, 최지우, 정재영, 배두나, 안재모, 서인영 등이 바로 이런 케이스다.
특히 비, 전지현, 배두나 등은 과거 10년 이상 알고 지낸 관계자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시작한 점은 전문 매니저의 투입이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올해 초 빅뱅 등이 속한 YG엔터테인먼트는 최지우 영입을 발표하면서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나라에서 활약하는 최지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연예인들의 활동 범위가 국내를 넘어서 아시아, 미국, 유럽 등까지 넓어짐에 따라 대형 기획사들이 한류스타를 적극적으로 영입, 서로 윈윈 효과를 꾀하는 거로 풀이된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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