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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지도가 변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하향세를 걷고 있는 반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알뜰폰(MVNO)의 점유율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1·2·3위 사업자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기존 통신시장의 ‘5:3:3’ 구조는 이미 수년전부터 깨진 셈이다. 이젠 ‘4:3:2:1’ 구조가 만들어진 것.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회선) 점유율은 올해 7월 기준 4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2.9%)에 비해 1.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 하락세는 올해뿐 아니라 최근 5년 사이 지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 42.3%였던 점유율은 매월 약 0.1%포인트씩 감소했다. 특히 4년 전인 2014년 7월 기준 점유율이 47.0%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1.2%포인트 이상씩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하반기에는 점유율이 40%대가 붕괴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점유율 하락은 당연한 흐름으로, 그렇다고 해서 SK텔레콤의 무선사업의 위기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점유율 하락은 당연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인가제 등 SK텔레콤에 걸린 규제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역으로 생각했을 때 SK텔레콤의 점유율이 하락세가 아닌 지속 성장했다면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을 것인데, 이것 또한 통신 시장에 위협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재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현재 서비스 경쟁 중심의 경영방침을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즘 이동통신 시장은 기기변경 시장이 70% 이상이다. 점유율 증가와 감소는 번호이동 관점으로 봐야한다”면서 “번호이동시장은 보조금이 있는 시장으로 SK텔레콤은 보조금 경쟁보다 서비스 경쟁으로 고객가치 혁신에 무게들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입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로 신뢰가 쌓이면 점유율 하락세는 충분히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7월 기준 20.0%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4년 전인 2014년 7월 기준 19.2% 점유율에서 0.8%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3사 중 가장 먼저 LTE(롱텀에볼루션) 전국망을 구축하며, LTE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와 더불어 업계는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정부의 혜택을 많이 받은 것도 한몫했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속도·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을 시장에 내놓으며, 가입자 점유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촉매제로 도입된 알뜰폰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2014년 7월 가입자 점유율이 6.6% 수준에서 올해 7월 12.0%를 기록하며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알뜰폰 관계자는 “수년 전 알뜰폰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어려운 환경이 잇따르면서 성장 폭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알뜰폰 성장의 70% 이상이 이동통신 3사 자회사의 수치로, 알뜰폰 업계가 체감하는 성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뜰폰이 더욱더 활성화되고 성장하려면 망 도매대가 인하와 산정방식 변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T는 올해 7월 기준 가입자 점유율이 26.0%로 4년 전(27.1%)보다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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