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판정에 항의하며 물병 던지는 박항서 감독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 베트남과 시리아의 경기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심판판정에 항의하며 물병을 던지고 있다. 2018. 8. 27.브카시(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보고르=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말레이시아전 패배가 보약이 될 것이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을 치른다. 결승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라운드 2경기, 총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짜임새 있는 수비 조직력과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이 일품이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뛰는 팀이라 상대하기 까다롭다. 베트남은 3백을 기본으로 하는 3-4-3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한다. 수비할 땐 사실상 5-4-1 형태로 내려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공을 빼앗으면 전방의 반퀙이나 하둑친, 콩푸엉 등 기동력이 좋은 선수 3~4명을 앞세워 역습을 시도한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는 게 특징이다. 상대 뒷공간을 워낙 잘 이용하기 때문에 라인을 올린 팀은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한국이 조별리그서 상대했던 말레이시아와 유사한 유형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보다는 베트남의 전력이 한 수 위라고 보는 게 맞다.

한국은 이미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시도하는 팀들에게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 등은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사실상 페널티박스 근처에 모두 대기해 수비에 집중했고, 한 번 공격할 땐 2~3명을 앞세워 역습을 펼쳤다. 한국은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말레이시아에는 역습을 허용해 2골이나 내줬다. 베트남도 마냥 쉬운 상대는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베트남이 더 강하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래도 말레이시아전 경험이 큰 공부가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베트남은 탄탄한 팀이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말레이시아전을 보약 삼아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을 준비시키고 있다”며 지난 패배의 아픔을 교훈 삼아 같은 패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관건은 선제골이다.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먼저 득점하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베트남이 골을 넣기 위해 정면 대결을 선언하면 유리한 쪽은 한국이다. 손흥민과 황의조, 이승우 등 공격수들의 개인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다득점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먼저 실점하면 말레이시아전처럼 경기는 어려워진다. 극단적인 수비를 뚫지 못해 초초해지면 플레이는 더 둔탁해진다. 시간은 먼저 넣은 상대 편이라 한국은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선제골 향방에 승패가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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