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동아대(성남고) 투수 이정용, LG에 신인 1차 지명
‘2019 KBO 1차 신인드래프트’가 25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동아대(성남고) 투수 이정용이 LG에 신인 1차 지명된 후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유일한 대졸(동아대) 1차지명 이정용(22·LG)이 대학야구에 대한 큰 관심을 당부했다. 이정용은 25일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2019 KBO 신인 1차지명에서 LG에 부름을 받은 뒤 “대학에서 꽃을 피우다보니 주목을 늦게 받았다. 고교때 그저 그런 선수에서 대학에 겨우 들어가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더니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왔다. 대졸다운 성숙함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고교(성남고) 입학 당시 170㎝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정용은 “작고 왜소해 내야수로 뛰었다. 박성균 감독께서 ‘키만 자라면 투수 시켜준다’고 말씀하셨는데 3학년 때 180㎝가 됐다. 비교적 늦게 투수로 전향했기 때문에 팔도 싱싱하다. 구위와 제구 모두 자신있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위기에서도 위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졸업반 때 프로 지명을 못받아 야구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왔는데 박 감독님께서 꿈을 잃지 말라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잘 버텼다. 대학에서도 감독 코치님께서 많이 배려 해주셨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동료들보다 빨리 취업문을 통과했지만 남아있는 친구들이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대학야구는 연맹의 무능과 프로구단의 무관심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있다. 이정용은 “나처럼 대학에 와서 기량을 꽃피우는 선수들이 많다. 대학 4년은 지금 돌아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좋은 생각을 하며 버틴 게 이런 영광으로 이어졌다. 대졸 중에 유일하게 1차지명됐기 때문에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내 활약여부에 따라 대학 후배들에게 취업의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롤 모델로 ‘끝판왕’ 오승환(36)을 꼽은 이정용은 “포심 패스트볼 하나로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배짱을 닮고 싶다. 오승환 선배님도 나처럼 대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졸 출신들이 더 많이 성장하고 고졸과 다른 성숙함으로 빨리 자리를 잡아줘야 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대학야구가 정말 힘들다. 무관심에 한 번, 길이 막힌다는 두려움에 또 한 번 좌절을 맛본다. 많은 분들이 대학야구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읍소했다. 영광스러운 자리였지만 마냥 활짝 웃지는 못한 이유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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