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이 큰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7일 모 언론사의 수도권 판세분석 프로그램에 출연, 최근 4년간 유정복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 실업률·가계부채·자살률 등 각종 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에 반박하다가 인천·부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의원은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서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서울로 온다”며 “그렇지만 그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고 지방을 떠나야 될 사람들은 인천으로 온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정 의원은 결국 8일 당 대변인직에서 물러났지만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 의원 공식 홈페이지는 일일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중단됐고, 평소 10개 미만의 댓글이 달리던 블로그에는 260개의 비판 댓글이 달리며 그의 부적절한 언행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인천·부천 지역 국회의원들은 9일 국회 정론관에 모여 한국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규탄 성명을 냈다. 정의당 인천 지방선거 후보자들도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명예훼손 혐의로 정 의원을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한국당 유정복 후보는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태옥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정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를 위해 윤리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정 의원 발언을 풍자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이라는 신조어가 9일 오후까지도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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