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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가 외국인 선수 딜레마에 빠졌다. 적지않은 몸값에 이른바 풀 게런티라 쉽게 교체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제 기량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을 주자니 팀 성적이 걱정이다. 진퇴양난이다.
100만달러(약 10억 8000만원)에 극적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 23일 광주 KIA전에 선발출전해 5이닝 동안 만루홈런 한 방을 포함해 10안타 5실점했다. 투구수도 108개나 돼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없는 투수라는 것을 재확인시켰다. 타선이 9회초 동점을 만들어 패전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시즌 9경기에서 2승 4패 방어율 6.36으로 몸값과 이름값 모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넥센전부터 지난 17일 한화전까지 3연패 늪에 빠졌는데 KIA전에서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급하게 영입한 투수라고는 하지만 KBO리그 통산 98승 투수의 관록조차 보이지 않는다.
KT 김진욱 감독은 “팀이 영입을 추진하던 선수와 계약이 틀어지면서 급히 영입한 케이스다. 니퍼트 본인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본다. 개인기록은 기대치를 밑도는 것이 사실이지만 몸관리나 생활하는 모습 등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좋은 선수”라며 애써 변호했다. 몸관리나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선뜻 10억원 이상 쓴다는 자체가 KT의 방만한 운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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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군단에서 현역 연장 의지를 실현한 라이언 피어밴드(33)도 마찬가지다. 시즌 7경기에서 1승 3패 방어율 4.50으로 부진한데 지난 1일 두산전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개점 휴업 중이다. 밝은 표정으로 훈련 중이고 이르면 오는 29일부터 시작하는 대구 삼성전 세 경기 중 한 경기를 통해 복귀할 예정이지만 시즌 끝까지 완주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는게 냉정한 현실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어깨 통증을 호소한 투수들은 길어야 한 달 가량 로테이션을 소화하다가 통증 재발로 재활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너클볼 하나로 버티기에는 구위가 약한 편이라 선발진을 이끌 중심축으로는 부족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지난 23일 광주 KIA전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기는 했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겨우내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집을 키운게 독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홈런 12개(33타점)를 쏘아 올렸지만 득점권 타율이 3할을 밑돌아(0.288) 별다른 위압감이 없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 중 단 한 명도 부족한 퍼즐을 채우지 못하니 팀 성적이 곤두박질 치는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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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꼴찌를 도맡아 한 KT는 느린 의사결정 과정과 정체된 조직문화가 야구단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뼈대나 기둥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마구잡이식 선수 영입으로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특별한 팀 색깔도 없이 그저 그런 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구단 운영에 관한 시스템이 없는 탓이다. 계륵으로 전락한 외국인 투수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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