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PD수첩' 소리 박사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에 의문이 제기됐다.


22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소리 박사로 유명한 배명진 교수를 둘러싼 의혹이 방송됐다.


고(故)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오가던 2015년. 검찰은 성완종 회장의 음성 녹취 파일을 근거로 이완구 당시 총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이완구 총리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2심을 준비하며 배 교수에게 해당 녹취 파일의 감정을 의뢰했고, 배 교수는 성 회장의 목소리의 '진실성'을 분석해 성 회장의 증언이 허위라는 감정서를 내놨다.


이에 관해 경상대 김미란 교수는 "음폭이 평소에 말하던 것보다 작아지더라. 그다음에 이걸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고 믿을 수 없는 결론이다"라며 "학생들에게도 이렇게 가르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음성학자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 어떤 특징이 음성에서 나타나는가는 복잡하고 어렵기에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라며 "배 교수는 그런 게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감정서를 쓸 일이 아니라 탐지기를 객관화한 다음 많은 나라에 팔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김희송 법 심리 과장 역시 "음성으로 진실성을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신뢰도나 타당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배 교수는 'PD수첩' 측에 "2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재판부가 우리의 자료를 인정해준 것이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또한 배 교수는 제주도에서 발생한 김 하사 사망 사건에 관해서는 김 하사의 사망 전 그를 질책한 상사와 수상한 신고자의 음성의 특성이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해당 간부는 순식간에 살인 용의자로 몰렸다. 하지만 진짜 119 신고자는 다른 사람이었고, 사건은 자살로 종결됐다. 유가족은 "배 교수 때문에 혼선만 빚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용의자로 몰렸던 간부는 사건 후 전역했다.


한 음성학자는 이를 두고 "음성간 유사성을 퍼센티지로 나타내는 방식은 어떤 독자적인 연구 결과인 것 같다. 일반화되어 있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음성학자 역시 "전혀 그런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라고 밝혔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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