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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배우 정인선이 쉼표를 마치고 다시 힘찬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정인선에게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기호 송지은, 연출 이창민)는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처음으로 긴 호흡의 작품을 선택한데다 드라마 스토리상 가장 중요한 주연을 맡았다. 시트콤이라는 장르도 어려웠지만 싱글맘 캐릭터를 맡아 부담감이 두 배였다. 게다가 갓난 아이와 호흡을 맞춰야 하니 그야말로 힘든 도전이었다.
정인선은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싱글맘 윤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생활고에도 무한 긍정 에너지를 발산, 사랑스러우면서도 뻔뻔한 구석이 있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정인선은 인터뷰에서 “시트콤이라는 장르도 부담스러웠는데 싱글맘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초반 민폐 캐릭터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걱정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타이틀롤 자체가 ‘분노 유발 민폐 싱글맘’ 한윤아였다. 그때 감독님이 타이틀에 얽매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윤아라는 사람에게 딸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때부터는 엄마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싱글맘으로 접근하려고 했을 땐 어렵게만 보였는데 엄마로 접근하니 좀 더 쉬워졌다. 실제 솔이 어머니께 여쭤보면서 연기했다. 그리고 윤아가 민폐를 끼쳐야만 이야기가 열리는 방식이었다. 계속 민폐만 끼칠 캐릭터가 아니란 걸 알고 있기도 해서 걱정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시청률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호평을 받은 이번 작품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터. 정인선은 “평생에 다신 없을 삼박자가 고루 맞은 작품이었다. 누구 하나가 잘나서 사랑받은 작품이 아니다.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분들, 시청자분들의 피드백까지 그런 모든 합이 좋았다. 잊지 못할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이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본의 아니게 사내 연애를 이어오던 이이경과 열애 소식이 종방연 날 밝혀졌기 때문. 정인선은 이이경의 매력에 대해 “듬직한 존재다. 나에게 있어서는 믿는 구석이라고 할까. 항상 고맙고, 대화도 잘 통해서 연기 조언을 주고받는다. 고민거리도 비슷하다 보니 출발지점부터 무탈하게 시작했던 거 같다. 서로 존중하자는 의미로 존댓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이번 작품이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서로 존중하고 배려를 많이 했다. 이이경은 정말 극중 준기와 흡사한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열애설이 난 후 ‘와이키키’ 식구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는 정인선은 “무수히 함께 밤새웠던 스태프들의 얼굴이 떠올라서 미안했다. 배우들과 소속사 관계자에게도 정말 미안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마한다고 한다거나 그런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커플을 사랑해준 시청자분들이 실망하실까 봐 걱정도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극중 파트너였던 김정현과 호흡도 현실 연애만큼이나 달달했다. 정인선은 김정현에 대해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인 걸 알았기 때문에 기대를 갖고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연기도 잘하시고 조언을 섬세하게 해주시더라. 정말 많이 배웠다. 중심이 단단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고 정말 좋은 사람이어서 좋은 연기가 나오는구나 싶었다”라고 칭찬했다.
가장 기억에 나는 신에 대해서는 “랩을 하는 신이었는데 정말 연습을 많이 한 거 같다. 평소에 랩을 해본 적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 부분도 정현 오빠가 많이 배려를 해줬다. 오빠가 아니었으면 윤아를 더 잘 표현하지 못했을 거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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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었던 솔이와의 호흡도 중요했다. 정인선은 “한 번은 감정신을 찍는데 솔이가 울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따라 울고 싶었다. 왜 어머니들이 아이들이 울때 같이 우는지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겠더라. 솔이와 솔이 어머니를 보면서 나의 어린시절과 어머니가 많이 떠올랐다. 솔이 때문에 전전긍긍하시는 솔이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가 나로 인해 고생하셨던 모습이 겹쳐 보이더라. 솔이 어머니가 진지하게 조언을 구하신 적도 있는데 내 경험을 토대로 대답해 드렸다. 계속 연기를 시켜야 할지 고민하시길래 ‘솔이는 시키면 계속 연기할 아이지만 어머니가 중심을 잘 잡아주셔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드렸다”고 말했다.
정인선은 5세 때인 1996년 드라마 ‘당신’으로 데뷔했다. 어린이 드라마 ‘매직 키드 마수리’, 영화 ‘살인의 추억’ 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4년 EBS1 ‘네 손톱 끝에 빛이 남아있어’를 끝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2010년 영화 ‘카페 느와르’로 복귀하기까지 6년의 쉼표가 있었던 것.
2016년 JTBC ‘마녀보감’으로 본격 성인 연기를 한 정인선은 공백기에 대해 “아역 활동 이후 다양한 역할과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휴식기를 선택해서라도 새로운 역할을 오래 기다렸던 거 같다. 생각이 깊어지니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걸 깨달았고,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공백기를 통해 많이 단단해졌다. 그때 많은 경험을 하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마치면 어느 정도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정인선은 “여행을 좋아해서 잠시 떠나 자연을 둘러보곤 한다. 누군가는 이 기간을 슬럼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슬럼프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 제 주관을 갖게 됐고, 역할에 임하는 자세와 작품을 대하는 태도, 깊이도 달라졌다”고 그동안 쌓아온 자아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시 배우로 돌아온 정인선의 올해 목표는 뭘까. 그는 “작은 바람은 윤아와 또 다른 모습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청자들에게 찾아뵙고 싶다.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강단 있는 멋진 여성상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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