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구경꾼 달고 초미니원피스로 누빈 모델
C=앞가슴이 깊이 파인 데다 등은 통째로 내놓은 노란색 초「미니·원피스」를 입은 날씬한 아가씨가 혼잡한 서울역 광장에 나타났다면-.
B=정신 팔린 여객들이 곁눈질을 하다 박치기 정도는 했을지 모르지만 설마 기차시간을 놓치는 사람이야 없었겠지.
C=어른들이야 그랬다고 치더라도 꼬마들이 문제야. 지난 15일 아침 8시 30분쯤 M「나일론」의 전속「모델」인 길(吉)모양(24·용산구 후암동)이 그런 모습으로 서울역 광장에 나타났다가 남대문경찰서에 잡혀온 일이 있었어. 길양은 인천(仁川)에서 촬영하기 위해 기차를 타러 나왔던 것이었는데 그녀가「택시」에서 내리자마자 10여명의 꼬마들이 따라 다니며 희희덕거렸다는 거야. 길양의 차림새보다 꼬마들의 꼴이 보기 싫었다는 어떤 시민이 역광장에 나와 있는 교통순경에게 신고, 잡혀온 것인데 길양은『이 정도야 오히려 보기 좋지 않느냐. 「모델」이니까 항상 이 정도의 옷은 입는다』고 항의하더군.
F=듣고 보니 옳은 말씀인데.
C=경찰은 궁리 끝에 그녀가 「모델」이라는 점을 참작, 훈방해 줬는데 집에 연락해서 다른 옷을 가져와 갈아입힌 뒤 풀어줬어.
<서울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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