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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민병헌. 제공|두산베어스

“1회에만 1번타자죠.”
두산 민병헌은 새 시즌에 1번타자 자리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범경기에도 꾸준히 1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11일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후 송일수 감독은 “민병헌이 공을 많이 커트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끈질기게 승부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흡족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민병헌은 “꼭 공을 많이 커트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앞으로 치려고 했는데 자꾸만 파울이 돼 커트된 것”이라며 웃은 민병헌은 아직은 1번타자 자리가 낯설다. “나는 원래 공을 많이 보고 커트하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라는 민병헌의 말대로 그는 기존의 프로야구의 1번타자들과는 많이 다르다.
한화로 간 이용규나 NC에서 뛰는 이종욱같은,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1번타자들처럼 공을 많이 기다리고, 끈질긴 승부 끝에 출루를 하는 선수라기보다는 최대한 맞힐 수 있는 공은 맞히고, 장타 생산 능력도 있는 선수가 민병헌이다. 지난 해에도 역시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긴 했지만, 주로 2번이나 종종 3번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해 생산해낸 홈런 갯수는 9개.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가 0.867로 리그 전체 10위를 자랑한다. 때문에 출루율이 높은 편인 기존의 1번타자들과는 조금 다른 1번타자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 민병헌과 두산의 생각이다.
또 정규시즌에 정수빈이 9번타자로 출전이 내정돼 있기 때문에 1회 이후에는 기존의 1번타자 역할과 비슷한 정수빈에서 1번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전형적인 테이블세터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이 새 라인업에 9번 정수빈을 넣으려고 생각하는 이유다.
민병헌은 “원래 서던 자리에 서는 것은 큰 부담감이 없는데 1번타자 자리에서 잘 못하면, 팀 전체의 문제가 되는 만큼 부담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감독님이 원하시는 1번타자가 맞는지는 고민이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군 제대 후 첫 시즌임에도 타율 0.319, 도루 27개를 기록하는 등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민병헌이 첫 1번타자로서의 시즌은 어떻게 만들어갈지 궁금하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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