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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개띠 새해. 마침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급격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견의 의식주와 레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됨에 따라, ‘개 팔자는 더욱 상팔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 애견 전용 워터피아 ‘도그 판타지아’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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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식성에 맞춘 상품도 줄이어 나왔다. 사진은 빅밴패튼스의 ‘내추럴밸런스 도그푸드롤스’ 애견 전용 소시지 .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 무술년 황금개띠 새해가 밝았다. 그 유명한 ‘오팔(58)년 개띠’가 떠오르듯, 한국 사회에서 개띠는 다소 특별하다. 어느 다른 띠도 그런 비슷한 말이 없다. 베이비부머 1세대로 불리는 오팔개띠는 대략 ‘쌍팔(88)년’에 30대에 진입, 급속 경제성장기의 대한민국 사회 일선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개띠 들의 활약 덕분인지 개에 대한 처우도 많이 바뀌었다. “복날 개 패듯”, “개나 줘라”, “개살구”, “개차반” 등 부정적인 표현에 늘 등장하던 개는, “개좋다”, “개웃겨” “개맛있어” 등 요즘 비속어에서 좋은 것을 강조하는 접두사로 쓰이게 됐다.

개는 원래 실생활에서도 그렇지만 십이간지 중 가장 인간과 친숙한 동물이다. 쥐나 뱀은 애초 친밀도에서 상대가 되지 않고 가축으로는 소와 돼지, 양, 닭, 말 정도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개가 으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반려견에 대한 처우는 모든 면에서(어떨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졌다. 정말 개팔자가 상팔자가 됐다.

펫팸족 1000만 시대를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애견 관련 산업이 급성장 추세다. 2012년 900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조3000억원을 달성했고 2020년에는 5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 한방병원, 동물 치과, 동물 안과 등 전문 병원이 세분화된 형태로 성업 중이다. 1박에 2만~5만원 받는 애견 호텔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강아지 전용 놀이터도 있고 팻시터까지 등장했다. 사람도 자주 먹기 어려운 한우 육포도 날개돋힌듯 팔려나간다. 강아지 전용 우유는 사람 마시는 것보다 비싸다. ㈜푸드마스터그룹에서 출시한 닥터할리 펫밀크는 연령대·기호 별로 성분을 달리해 출시되고 있다. 동해 해양심층수를 사용한 전용 생수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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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전용 우유에 이어 전용 소시지도 등장했다. 오리와 칠면조를 사용했다.

최근엔 강아지 전용 소시지도 나왔다. 반려동물식품전문기업 빅밴패튼스의 ‘내추럴밸런스 도그푸드롤스’는 식용 가금류인 오리와 칠면조를 사용한 애견 소시지로 피부와 모발에 좋은 성분을 함유했다고 내세웠다. 입맛에 우선 맞추는 것도 인간 대상 식품개발 과정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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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전용 소시지.

의식주에서 모두 그렇다. 애견 전용 롱패딩, 부츠, 선글라스, 고글, 머플러, 백팩 등 인간 패션 분야 못지않게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됐다. 미용분야도 마찬가지. 전용 미용실은 물론, 향수, 헤어핀, 헤어드라이, 스케일링, 서비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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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평휴게소 애견파크 ‘달려라 코코’ 제공 | 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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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카푸치노 바크 룸  제공 | 호텔 카푸치노

제4의 생필품이라는 레저 분야는 더하다. 애견 전용 테마파크가 유행한데 이어 올여름엔 전용 워터파크까지 인기를 끌었다.

특급호텔도 각종 편의시설와 애견 용품을 준비해놓고 반려견 동반 객실 패키지를 판다.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은 추가요금(2만2000원)을 내면 앉은키 60㎝ 이하 반려견 2마리까지 동반 가능하다. 전용 상품인 ‘바우와우 패키지’를 선택하면 반려견용 식기는 물론 닥터독의 유기농 사료(250g), 천연 소간 영양파우더, 배변패드, 배변봉투 등을 준다. 이외에도 쉐라톤 서울 팔레스 강남, 힐튼 남해골프&스파 리조트, 비스타 워커힐 서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 호텔 카푸치노, 알로프트 서울 강남,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와 인천 등이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펫 프랜들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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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더 펫텔 프리미엄 스위트’는 애견 카페를 비롯해 애견 미용실,애견 용품점, 동물병원까지 갖춘 국내 최초 애견 동반 전용 호텔이다. 제공 | 더 펫텔

아예 펫팸족 만을 위한 애견 동반 전용 호텔도 생겨났다. 그냥은 못간다. 부산 해운대 ‘더 펫텔’은 애견 동반 객실 39실과 애견 호텔 52실을 갖췄다. 용품점, 카페, 미용실과 동물병원 등 반려동물 만을 위한 전용 부대시설을 내세우고 있다. 반려견들은 이곳에서 투숙하는 동안 다양한 시설을 즐기며 전문 수의사의 의료 서비스까지 받는 등 ‘호강’을 한다.

이처럼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은 사랑하는 애견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생일 파티를 열어주거나 스튜디오에서 기념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일상다반사다. 추모 공원 등 장묘 업체도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마디로 태어나서부터 죽을 날까지 상팔자를 누리는 셈이다. 올해는 황금개띠해를 맞아 더욱 ‘세상 좋아질’ 기세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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