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출처 |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옛날에 어느 집주인이 집에서 기르는 개와 소, 닭, 돼지를 불러 놓고 “너는 주인을 위해서 무엇을 하였느냐?”며 차례로 물었다. 개는 주인의 집을 지켜 주었다고 했고, 소는 농사일을 했으며, 닭은 주인의 잠을 깨워 주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답할 차례가 된 돼지는 주인의 밥만 축냈지 도무지 주인을 위해 한 일이라고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주인님이 부자로 더 잘 살 수 있도록 죽어서 제물이 되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옛날이야기를 믿거나 말거나 간에 우리나라의 모든 ‘고사상’에는 헤벌쭉 웃고 있는 돼지머리가 오른다. 10만원의 마권을 산 사람이나 50억원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나 한결같이 돼지꿈을 꾸고 복권을 샀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의 복권 당첨자 중에는 돼지꿈을 꾸었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걸 보면 돼지꿈에도 문화의 차이가 있는가 보다.

그런데 돼지도 개나 소처럼 날씨를 미리 아는 재주가 있다. “돼지가 기둥에다 몸을 비비는 걸 보니 비가 올 모양이네” 어릴 적 할머니의 말이 있고 난 다음에는 거의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동물학자들은 ‘돼지가 기둥에 몸을 비비면 비’라는 속담이 생긴 돼지들의 특이한 행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비가 오기 전 기압이 떨어지면 돼지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몸에서 흡수한 기체를 방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몸에 흡수된 기체는 유체(流體)이기 때문에 분자 단위로는 잘 방출되지 않는다. 대신에 흡수된 기체 분자들은 몸속 유체 속에서 작은 거품으로 응집된다고 한다. 이러한 거품들은 신경세포 연결부에서 신경 펄스의 전달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돼지들을 불안, 초조하게 만들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사뭇 둔해 보이는 돼지이지만 날씨에 적응하는 재주는 다른 동물 못지않다. 돼지는 신체 구조상 피부에 땀샘이 없어서 몸이 너무 더워지는 것을 잘 참지 못한다. 한 여름철 폭염에 가장 취약한 가축이 돼지이다. 그래서 돼지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뒹굴어 몸의 열을 내리려고 한다. 사람들은 돼지가 진흙 구덩이에 뒹굴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더러운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동물학자는 돼지가 다른 동물에 비해 더 깨끗하고 영리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거다.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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