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병학 인턴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저주에 빠졌다. 최근 11경기 동안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1승 2무 8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토트넘은 28일(이하 한국시간)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번리 전에서 1-1로 비겼다. 슈팅을 24개나 때렸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첼시전 1-2 패배 이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2007년 새로 개장된 웸블리에서 시작은 좋았다. 2008년 첼시와 리그컵 결승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패한 이후로 내리 6연패했다.


지난해 12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SKA 모스크바와 조별리그에서 3-1로 승리해 지긋한 연패 행진을 끊었지만 그 이후 1무 2패로 또다시 고전했다.


지난 시즌 홈에서 19경기 17승 2무를 보여줬던 극강의 모습과 달리 웸블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올 시즌은 벌써 두 경기 째 승리가 없다. '웸블리의 저주'라고 불릴만하다.


토트넘이 유독 웸블리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넓은 경기장' 탓이다. 지난 시즌까지 홈구장이었던 화이트하트레인의 경기장 넓이는 세로 100m에 가로 67m로 EPL에서 작은 구장에 속한다. 반면, 웸블리는 세로 105m에 가로 69m으로 상당히 큰 편이다.


강한 압박을 중요시하는 토트넘에게 경기장 넓이는 미세한 차이라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m x 2m만큼 늘어난 넓이는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 있고 순간적인 압박 속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토트넘이 웸블리 경기장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반응이 우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3만 명에서 9만 명으로 늘어난 수용인원도 바뀐 경기장 환경에 한몫한다. 6만 명의 함성소리가 더해진 경기장 분위기는 홈 팀 선수들에게까지 중압감을 느끼게 한다. 아직 UEFA 챔피언스리그 등 세계적인 무대에 자주 나서지 못한 토트넘 선수들에겐 이런 환경이 더욱 낯설기 마련이다.


하지만 갖가지 난무하는 소문에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팀 성적은 웸블리 구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로지 경기력에서 나온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럼에도 언론들은 '웸블리의 저주'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토트넘이 저주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선 웸블리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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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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