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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넥센 내야수 김태완(33)이 감동적인 반전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험난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 하고 새 유니폼과 함께 날개를 달았다. 연일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넥센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김태완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박치국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날렸고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선 김강률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로써 김태완은 전날 홈런 포함 안타 2개를 날린데 이어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개막 엔트리 진입 청신호를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빛이 보인다. 2008시즌과 2009시즌 2년 연속 23홈런을 터뜨리며 한화의 미래로 주목 받았던 김태완은 지난 4년 동안 부상과 슬럼프에 시달렸다. 배트 헤드가 투수를 향하는 타격 폼을 두고 코칭스태프와 갈등까지 겪으며 출장기회까지 줄어들었다. 결국 지난해 9월 한화 구단에 방출을 요구했고 3개월 뒤 넥센과 계약했다. 올해 시작은 2군 캠프였으나 오키나와 캠프를 앞두고 1군에 합류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김태완이 준비를 정말 잘 했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게 한 눈에 보였다. 1루 수비와 지명타자, 대타로 쓰면서 꾸준히 출장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태완도 경기에 꾸준히 나가면서 자신감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활약 후 김태완은 “좋았을 때의 모습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아직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경기에 계속 나가다보니 내 것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전에는 경기에 나갈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코치들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편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타격 폼도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지금 내 타격 폼이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여유를 갖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전의 발판을 만든 7회말 김강률과의 풀카운트 승부에 대해 “쉽게 물러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예전에 나는 풀카운트서도 침착하게 출루할 줄 아는 타자였다. 풀카운트지만 여유를 갖고 승부에 임했고 좋은 결과도 나왔다”고 돌이켰다. 1루 수비와 관련해서도 “전에는 실수 한 번을 한 것이 너무 오랫동안 머릿속에 머물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 1루 수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원기 코치께서도 ‘괜찮다,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신다. 넥센에 온 뒤로 야구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고 활짝 웃었다.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으나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김태완은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윤석민, 채태인과 경쟁 중이다. 하지만 김태완은 경쟁에 너무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의 야구를 찾는 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김태완은 “당장 개막전까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1루수가 됐든 지명타자로 나서든 좌투수 상대 대타 역할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야구를 하는 것이다. 내 야구를 되찾는 게 우선이다. 경쟁은 그 다음에 생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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