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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TV가 등장한 이후 영화관은 항상 TV의 도전에 위기를 맞았다. TV 보급에 대항해 70㎜ 와이드스크린이 탄생했고, 가정용 프로젝터가 등장하자 영화관은 서라운드 사운드로 차별화를 도모했다.
이후에도 영화관은 4K 시네마, 3D 스크린 등 지속적인 영화 시청환경을 개선하며 가정에서 TV로는 경험하지 못하는 시청경험 제공을 위해 노력해왔다. 국내 기업으로는 CJ CGV가 계열사인 4DPLEX가 개발한 ‘4DX’를 통해 차별화된 리얼리티를 제공하는 데 이어 3면으로 영상을 재생하는 ‘스크린 X’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스크린 X는 2013년 개발된 세계 최초 다면 상영 시스템이다.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방식은 일반 영화관과 동일한 중앙 스크린 좌우에 보조 스크린을 둬 관객들이 마치 영화 화면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CJ CGV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서서히 스크린 X 상영관 수를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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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CJ CGV가 밝힌 스크린 X 상영관 수는 119개다. 국내에 95개관, 중국에 20개관, 미국에 3개관, 태국에 1개관이다. 아직 큰 의미가 있는 숫자는 아니지만 세계 시장에서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해 조만간 스크린 X 상영관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CJ CGV는 올해 중국에서만 100개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크린 X 상영관을 늘리기 어려운 이유는 제작부터 배급, 상영 등 영화산업 전반에 걸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스크린 X 상영을 위해 제작 단계부터 3면 상영을 염두에 둔 작업을 해야 한다. 감독과 제작사 모두 스크린 X 개봉용 촬영과 후작업에 동의해야만 가능하다. 이것이 해결되더라도 넉넉한 수의 스크린 X 상영관이 있어야만 3면 입체상영이 가능하다. 제작자 측은 스크린 X 상영관 수가 많지 않으면 굳이 3면 상영용으로 제작하려 하지 않고, 배급사 측은 거꾸로 스크린 X 작품 라인업이 이어지지 않으면 시설투자를 꺼리게 된다.
CJ CGV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화 전반에 걸친 사업자들과 동시에 미팅을 진행하며 설득작업을 펼쳐왔다. 그 결과물이 장이모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맷 데이먼이 주연을 맡은 영화 ‘그레이트 월’이다. ‘그레이트 월’은 러닝타임 103분 중 43분 분량이 3면으로 재생된다. 영화는 만리장성이 만들어진 유래가 고대 괴수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영화적 상상에서 시작된다. 그 웅장한 만리장성의 모습과 화약, 활, 투석기 등을 사용한 수성전의 스펙터클한 영상이 3면으로 재생된다. 평상시에는 중앙의 스크린이 스토리를 전개해나가지만 종종 펼쳐지는 좌우 화면이 두 눈의 시야각 이상으로 펼쳐지면서 몰입감을 배가시킨다.
아쉬움도 있었다. 벽면에 투사하다 보니 좌우 스크린의 선명도는 중앙 스크린에 비해 떨어진다. 이에 대해 CGV 측은 “좌우 벽면에도 스크린을 설치하면 종종 중앙 스크린의 빛이 반사돼 눈이 부실 수 있고, 영화관에도 과도한 시설투자가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쨌거나 중양 스크린이 메인이므로 측면의 스크린이 흐릿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두 눈으로 보는 실제 풍경도 사람이 볼 수 있는 좌우 끝단으로 갈수록 흐릿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최병환 4DPLEX 대표는 “영화관 측에서는 시설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어 스크린 X는 기존 영화관에 적용하기 쉽다. 특히 올해에는 중국을 포함해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과 배급사들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로 외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영화관 시스템 시장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CJ CGV가 고군분투하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나라, 더 많은 상영관에서 스크린 X로 상영되는 영화들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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