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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왼쪽에서 두 번째)와 팡웨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4일 브라질 리우 데오도루 사격장에서 나란히 10m 공기권총 훈련을 하고 있다. 리우 | 김현기기자

[리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사격대표팀이 훈련 중이던 4일 오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데오도루 사격장.

한국을 대표하는 명사수 진종오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첫 종목 10m 공기권총 연습에 전념하고 있을 때 한 선수가 나타나 진종오 옆 사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를 지켜보던 박병택 대표팀 코치가 한 나즈막히 한 마디를 했다. “팡웨이 왔네.” 지난 3차례 올림픽에서 금3 은2을 거머쥔 진종오는 이번 대회에서도 10m 공기권총 및 50m 권총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특히 50m 권총에서 우승하면 2008년과 2012년에 이어 단일 종목 3연패라는 위업을 이룩한다.

적수가 없을 것처럼 보이는 진종오도 경계하는 선수가 한 명 있다. 사격 강국 중국에서 온 팡웨이가 바로 그다. 팡웨이는 2008 베이징 올림픽 10m 공기권총에서 진종오를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지난 5월 뮌헨 월드컵에서 진종오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진종오도 최근 “요즘 팡웨이가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선수라는 점 하나로도 진종오가 신경 써야할 선수임에 틀림없다

그런 둘이 25번(진종오)과 26번(팡웨이) 사대에 나란히 서서 과녁을 조준한 것이다. 박 코치는 “연습 때 국가별로 사대를 묶어서 신청하는데 남자 권총의 경우엔 진종오 근처로 신청하는 외국대표팀이 늘고 있다”며 “아마도 진종오와 간접 비교를 통해 뭔가 얻고자하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둘은 옆에 붙어 총을 쐈으나 진종오가 쉬면 팡웨이가 사격을 하고, 팡웨이가 쉬면 진종오가 총을 드는 등 묘하게 엇갈렸다.

자존심 강한 중국 사격도 진종오 만큼은 인정한다는 게 박 코치 얘기다. 특히 금메달 두 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거머쥔 중국 사격의 영웅 왕이푸 현 중국대표팀 감독이 진종오를 아낀다. 박 코치는 “종오는 중국대표팀 선발전에 번외 선수로 초청받은 적도 있다”며 “종오가 쏠 때 왕 감독이 자국 선수들에게 ‘다들 뒤로 와서 진종오 사격을 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날은 진종오가 10m 공기권총 본선 시작 시간인 오후 1시부터 훈련을 개시한 첫 날이기도 했다. 그런 날 팡웨이도 나타나 진종오 옆에서 훈련했다. 데오도루 사격장에 긴장감이 넘친 순간이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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