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가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기술적인 타격으로 자신의 주가를 한껏 높이고 있다. 11일엔 밀어치기로 시즌 5호 홈런을 기록했고, 전날엔 좌우투수를 번갈아 상대하며 좌우로 멀티히트를 날렸다.
이대호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롱구 메이러지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3-2로 앞선 4회말 무사 1,2루에서 우월 3점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5일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뒤 6일만에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크리스 라네타와 카일 시거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왼손 선발투수 드루 스마일리의 6구째 시속 80마일(129㎞) 바깥쪽 커터를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냈다. 1볼-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에 파울을 기록해 1볼-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4구째 92마일 포심패스트볼에 다시 파울, 그리고 5구째 슬라이더도 다시 파울로 걷어내며 끈질긴 싸움을 벌였다. 다양한 구종을 자랑하는 스마일리가 6구째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컷패스트볼로 승부구를 던졌지만 노련한 이대호는 오픈 스탠스 자세에서 레그킥을 했다가 왼발을 안으로 집어넣으며 힘들이지 않고 결대로 밀어치는 기술적인 타격을 해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지난 5일엔 오클랜드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뽑아냈고, 이틀을 빠진 뒤 8일 휴스턴전부터 4연속경기 선발 출장했다. 이대호는 전날에도 좌우타자를 번갈아 상대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대호는 전날 경기에서 1-1로 맞선 4회말 1사 후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무어가 던진 151㎞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탬파베이 내야진이 오른쪽으로 수비시프트를 펼쳤는데, 1루수 왼쪽을 뚫고 나가는 기술적인 타격으로 안타를 때려냈다. 5-2로 앞선 7회말 2사 후에는 우완 투수를 상대로 깨끗한 안타를 때려냈다. 스티브 겔츠가 던진 150㎞짜리 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잡아당겨 3-유간을 뚫는 좌전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국내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부드럽고 유연한 기술타격으로 정평이 높았다. 타구 방향이 부채살을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워낙 체격이 크고 힘도 좋다보니 크게 힘들이지 않고서도 담장을 훌쩍훌쩍 넘기는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5호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타율 0.283에 출루율 0.340, 장타율은 0.609를 기록 중이다. 주전 1루수인 애덤 린드가 타율 0.212에 출루율 0.236으로 부진한 것과 대비되며 선발 1루수로 출전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린드는 최근 7경기에서 24타수 3안타 타율 0.125로 부진하고 있어 스콧 서비스 감독의 마음도 점점 이대호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겨울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스플릿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보장된 고액연봉을 포기하고 혈혈단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며 25인 로스터에 살아남았다. 정규시즌에선 플래툰시스템의 틀에 갇혀 제한된 타격기회만을 부여받았지만 실력으로 한계를 극복하며 주전 1루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기술타격으로 플래툰 시스템의 벽을 하나 둘 깨나가고 있는 이대호다.
white@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