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이병헌, 영화는 다들 보셨죠? [SS포토]
배우 이병헌.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7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2009년 첫 할리우드 진출작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이후 꾸준히 할리우드 작품에 문을 두드려온 이병헌이 한국배우 최초로 2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나선다.

한국에선 멜로 및 드라마 등 작품에 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동양의 한류스타 이병헌은 강렬한 액션을 보이는 작은 배역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대사가 많지 않았고, 복면을 쓴채로 등장했지만, 화려한 몸짓과 강렬한 눈빛으로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며 존재감을 확인했다. 이후의 작품에선 할리우드 스타들과 이름을 함께 올리며 주역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그토록 바란 시상식에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로 참가해 전세계인의 이목을 받게 됐다.

이병헌 핸드프린팅 BH제공
2012년 할리우드 거리에서 핸드 프린팅을 하고 있는 이병헌. 제공 | 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의 측근은 “사실 처음 할리우드 진출할 때까지만 해도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은) 꿈이었다. 이후 꾸준히 할리우드 작품을 해오면서 ‘언젠가 나도 꼭 그들과 함께 시상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어느덧 현실이 됐다”면서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기회에 너무 뿌듯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고 전했다.

생각보다 빨리 온 기회라고 했지만, 영화배우에 대한 꿈을 어린시절 부터 키워온 이병헌에게는 어쩌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 온 행운이다.2009년 첫 할리우드 진출을 알렸을 당시 그는 “어린시절 꿈을 이뤄 너무 기쁘다”고 했고, 2012년 85년만에 아시아 배우로는 최초로 할리우드 거리에 핸드 프린팅을 남겼을 때도 “믿기지 않는다”며 감탄했다.

이병헌 지아이조
이병헌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지. 아이. 조-전쟁의 서막’. 복면 쓴 캐릭터로 이병헌은 얼굴이 보이지 않았으나 특유의 눈빛연기와 존재감에 힘입어 이후 제작진은 이병헌의 얼굴을 공개했다.

국내에서 늘 주연으로 작품을 이끌었던 이병헌이기에 할리우드 영화에서 비중이나 역할에 아쉬움도 없지 않았을 터. 하지만 ‘액션연기만 보이는 게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그들에게 나는 동양인 배우일 뿐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나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라면 신인의 자세로 비행기에 올랐다.

결혼 후 구설과 송사에 얽히며 배우생활의 위기를 겪기도 했던 까닭에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은 그토록 바라던 소원을 이룸과 동시에 배우로서 다시 한번 자신을 담금질 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병헌 리허설
아카데미 시상식 리허설에 참석한 이병헌. 출처 | 조지 페나치오 트위터

이병헌 리허설2
아카데미 시상식 리허설 중인 이병헌. 출처 | 소피아 베르가라 인스타그램

28일(현지시간)공개된 아카데미 시상식 리허설 사진만 봐도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긴장감과 설렘, 뿌듯함이 담겨 있는 표정이다. 이날 이병헌과 함께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게 된 콜롬비아 출신 배우 소피아 베르가는 이병헌과 함께 한 리허설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미국 ABC방송의 엔터테인먼트 진행자 조지 페나치오 또한 자신의 트위터에 리허설에서 이병헌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으로 시작해 2013년 ‘레드: 더 레전드’. 2015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부터 오는 3월 3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미스컨덕트’ 부터 내년 개봉 예정인 ‘황야의 7인’ 리메이크작 까지 꾸준히 열일하며 한국과 미국을 오간 보람이 이제야 빛을 발하게 됐다.

2016년을 순조롭게 출발한 이병헌은 측근을 통해 “올해는 더 좋은 일로 많은 소식들을 전하겠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아쉽게도 시상식이 끝난 직후 팬미팅을 위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라야 해, 시상식 직후 에프터 파티는 참석하지 못한다. 대신 귀국한 후에는 새 영화 ‘마스터’ 촬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개인적인 구설로 팬들에게 잠시 실망을 안겼던 그이지만, 명품연기로 다시 찾은 팬들의 사랑을 다시 한번 연기로 보답하게 될 2016년이다.

whice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