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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데. 출처 | 크루제이루 페이스북

K리그 진출 직전 퇴짜를 맞은 브라질 수비수가 3년 뒤 삼바군단 일원으로 한국을 찾았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브라질 전국 1부리그 크루제이루에서 뛰고 있는 센터백 데데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25살인 데데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공격수 알렉산더 파투 등 브라질 대표팀 본진과 함께 지난 7일 한국을 찾았다. 사실 그는 지난 2010년 한국 땅을 밟을 뻔했다. K리그의 수도권 구단에서 막 커나가던 그의 플레이를 브라질에서 지켜본 뒤 영입을 낙점했기 때문이다. 당시 바스쿠 다 가마에서 막 출전 횟수를 늘리고 있던 데데는 192㎝의 큰 키에 스피드, 공격 가담 능력 등을 인정받았다. 바스쿠 다 가마와 K리그 구단은 150만 달러(약 16억원)에 이적료 협상을 마쳤고 계약서도 주고 받았다. 데데도 한국행을 결심하고 짐을 꾸려 브라질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의 K리그 진출은 마지막 순간에 좌절됐다. 그를 영입하려던 국내 구단에서 사령탑이 바뀌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새 감독은 어리고 한국 경험이 없는 데데의 기량에 의문을 표시했다. 해당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 무대 경력이 많은 동유럽 수비수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바스쿠 다 가마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며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K리그 구단 설득에 결국 데데를 잔류시켰다. 그러나 이후부터 데데의 인생은 반등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데데는 브라질에 남아 실력과 몸값을 함께 끌어올렸다. 2010년 바스쿠 다 가마의 1부리그 38경기 가운데 36경기를 소화하며 주전으로 올라섰고, 이듬 해 아르헨티나와의 두 차례 평가전 때 마누 메네제스 전 감독의 호출을 받아 대표팀 멤버로 처음 뽑혔다. 그는 브라질이 모두 무실점(0-0 무, 2-0 승)을 거두는 주역이 됐다. 지난 6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엔트리 23명에 들지 못했으나 스콜라리 감독은 8월 A매치부터 그를 다시 뽑아 점검하는 중이다. 3년 전 데데의 한국행을 중개했던 국내 대리인은 “얼마 전 독일 최상위권 구단이 800만 유로(약 116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으나 크루제이루가 단칼에 거절한 것으로 안다. 한국 땅을 이렇게 밟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고 전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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