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한화 이동걸, 역전을 위한 혼신의 투구야
한화 이동걸 최재원 선임기자 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한화 이동걸(32)에게 2015년은 잊지 못할 한해가 될 듯 싶다. 지난 4월 빈볼 사건, 프로데뷔 후 첫 승, 결혼, 방출 및 신고 선수 재계약 등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여러가지 굴곡진 사건들이 그를 스쳐갔다. 이동걸은 힘겨웠던 2015년에 대해 “그래도 괜찮았던 한해”라며 웃어넘겼다.

이동걸은 지난 2014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에서 그리 큰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이동걸은 한화 이적 후에도 조용히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동걸의 이름이 언론 헤드라인에 오르내린 건 지난 4월, 롯데전에서 나온 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이동걸은 롯데 황재균에게 연거푸 빈볼을 던져 퇴장 조치를 받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 부터 5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이동걸은 팀내 불안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타의에 의해 빈볼을 던졌다는 동정을 받기도 했다. 선수로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이동걸은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4월 25일 대전 SK전에서 데뷔 후 늦은 첫 승을 거뒀다.

이동걸에겐 행복한 일이 이어지는 듯 했다. 무릎 재활 훈련을 하는 동안 옆에서 내조를 해준 여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인생의 대사를 앞두고 이동걸은 구단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것이었다. 결혼식을 불과 5일 앞둔 시점이었다. 사실 한화가 이동걸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건 그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외부에서 충원한 선수들이 많아 등록할 수 있는 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무릎 재활 훈련으로 내년 시즌 전반기 출전이 불투명한 이동걸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테니 신고선수 계약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대해 이동걸도 흔쾌히 합의했다. 문제는 언론보도를 접한 아내와 가족들이었다. 이동걸은 “아내와 가족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방출 조치는 잠깐이고, 남의 시선만 신경 쓰지 않는다면 내년 후반기엔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약속했다. 여러모로 나때문에 아내와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동걸은 결혼 후 대전에 신접살림을 차린 뒤 곧바로 재활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신혼여행도 훈련 때문에 잠시 미뤄뒀다. 그는 “아내에게 미안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힘든 시기에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를 위해 내년 시즌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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