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인천시체육회 오영란골키퍼가 1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척시청과의 2013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재빨리 볼을 패스하고 있다.제공| 대한핸드볼협회

“아직도 재밌고 더하고 싶어요”
불혹을 넘긴 베테랑 골키퍼 오영란(41)은 수줍게 웃으며 선수생활을 이야기했다.
인천시체육회 골키퍼 오영란은 1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척시청과의 ‘2013 SK 핸드볼코리아 챔피언전’ 2차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29-24 승리를 이끌었다. 오영란은 전후반 50%의 방어율을 선보이며 벼랑에 몰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전반 17분 정지혜의 페널티 드로우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특히 다시 교체되 투입된 후반 22분에서 24분까지 정지해, 장은주의 슛을 연속으로 네 차례나 막아내며 베테랑 골키퍼의 진가를 선보였다. 조한준 감독도 “진짜 열심히 한다. 후반전 교체가 승리의 주요포인트였다”며 오영란의 선방을 칭찬했다. 1차전에서 27-34로 패해한 인천시체육회는 이날 승리로 리그 3연패 도전을 이어갔다.
오영란은 경기 후 취재진들에게 “처음에는 너무 떨렸다”며 “후배들과 계속 비디오분석을 했다. 나이 먹고 공부한다고 놀림도 받았지만 큰 도움이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1차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모두 공황상태였다. 선배로서 조언도 했지만 오늘 정말 열심히 뛰며 다들 제 몫을 다해주며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경기 중 류은희와 충돌로 왼쪽 눈의 멍이들며 영광의 상처를 얻은 오영란은 “챔피언전은 내일은 없다. 모두 정신력으로 버틴다. 후배들과 나도 열심히하며 마지막 경기에 임하겠다’고 3차전 각오를 밝혔다.
오영란은 명실상부 한국여자핸드볼의 맏언니다. 10년 넘게 대표팀 골문을 지킨 오영란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네차례 올림픽에 출전하며 은메달 2개, 동매달 1개를 따낸 우생순의 주인공 중 하나이다. 대표팀에서는 은퇴했지만 불혹이 넘는 나이에도 인천시체육회의 골문을 지키며 상대 공격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인천시체육회에서 플레잉코치를 맡고 있지만 조한준 감독보다 한 살 많다. 하지만 오영란은 “내가 감수하기로 했다. 감독도 많이 배려해준다. 서로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단골 질문 중 하나인 은퇴시기를 묻자 “일년이 다르고 하루가 다르다. 하지만 욕심이 난다. 한해가 소중하다. 아직은 재밌고 후배들과 더 하고 싶다”며 “대표팀이 아니라도 팀에서 즐겁게 뛰고 싶다”고 전했다.

인천|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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