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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4)는 역시 구세주였다. 3일만 쉬고 나온 니퍼트가 혼신의 역투로 팀을 구했다. NC의 19승 투수 에릭 해커와의 에이스 리턴매치에서 무결점 투구로 또 판정승을 거뒀다.
니퍼트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NC와의 4차전에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86구를 던져 2안타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7-0 완승을 이끌었다. 사사구는 단 1개도 없었다. 지난 18일 PO 1차전에서 114구를 던지며 완봉승을 거뒀던 니퍼트는 3일 휴식 만에 등판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단기전에서 9회까지 완투하고 평소 리듬을 깨며 등판일을 당기는 것은 무리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두산 입장에선 니퍼트를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니퍼트는 짧은 휴식에도 불구하고 최고 구속 154㎞를 찍었고, 7회까지 구속 152㎞의 빠른 공을 던졌다. 7회 NC 나성범의 방망이까지 부러뜨릴 정도로 힘이 느껴졌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타이밍도 좋아, NC 타자들을 괴롭게 만들었다.
니퍼트는 1회 박민우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김종호와 나성범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2회 2사에서 이종욱에 안타를 맞긴 했지만, 손시헌 타석 때 이종욱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3회에도 1사에서 지석훈에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2루까지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부터 7회까지는 모두 삼자범퇴로 가볍게 끝냈다.
니퍼트는 이날 등판 전 자신을 걱정하던 팀 동료들을 오히려 안심시켰다. 홍성흔은 니퍼트에게 한국말로 “어깨 괜찮아?”라고 묻자, 니퍼트는 유창한 한국말로 “괜찮아”라고 답했다. 홍성흔은 “보너스 게임이니 부담없이 던져”라며 웃었다. 니퍼트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한국말이었다. 이번에는 외야수 민병헌이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다 니퍼트를 발견하더니, 니퍼트에게 공을 던지며 장난을 걸었다. 민병헌은 니퍼트에게 “걱정 안해도 되지”라고 묻자, 니퍼트는 “걱정마”라고 또렷한 한국말로 말했다. 그제서야 민병헌은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마운드에 선 니퍼트는 당당한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전날 열린 PO 3차전에서 19안타 16득점으로 폭발한 NC의 불방망이보다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마운드에서 선 니퍼트의 불꽃투가 더 뜨거웠다.
니퍼트는 경기를 마친 뒤 “어제(21일) 캐치볼 이후에도 몸 상태가 좋았다. 코칭스태프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자고 했는데 마음을 굳게 먹었다”면서 “정규시즌 때보다 공이 좋아졌는데 시즌 중에 충분히 즐기지 못해 이번 포스트시즌을 즐기려 했다”며 웃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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