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호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LG와 kt의 경기. kt 하준호. 2015. 5. 26.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kt 조범현 감독은 요즘 하준호 얘기만 나오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L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던 27일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준호는 전날 LG전에서 4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조 감독은 그의 마지막 모습을 또렷이 기억했다. 하준호는 LG 선발 헨리 소사의 위력적인 투구에 세 차례나 삼진으로 허무하게 돌아섰다. 8회초 공격때 LG 두 번째 투수 이동현에게 또다시 삼진을 당하자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겠다는듯 방망이를 내던지며 격렬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조 감독은 “선수라면 그런 모습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24일 한화전때의 기억을 되짚었다. 그는 “그 때 13-4로 크게 이기고 있었는데도 8회 마지막 타석 때 삼진 판정이 내려지니까 배트를 내동댕이치면서 화를 내더라. 배트를 내밀다가 거둬들였는데도 스윙 판정이 나왔다고 그런 모양이다. 평소에는 생글생글 웃고다니는데 그런 면이 있나 싶었다. 그 정도의 근성은 있어야 야구를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평소에도 kt 선수들의 ‘악바리 근성’에 대해 아쉬움을 종종 드러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다들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너무 착하고 조용하다. 때로는 건들건들한 면도 있어야 팀 분위기가 살아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어린 선수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강한 승부욕을 보여줘야 팀 전체로 활력이 전파된다는 것이다. 네 차례나 연거푸 삼진을 당했지만 위축되지 않고 다음 타석을 잔뜩 벼르는 하준호의 모습을 통해 kt 선수들의 투지가 들불처럼 번져가기를 기대하고 있는 조범현 감독이다.
잠실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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