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웃음꽃을 피우던 얼굴은 상기됐고, 반달처럼 눈웃음이 가득했던 눈시울도 붉어졌다. ‘막말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개그맨 장동민이, 유상무와 유세윤 등 개그 트리오 ‘옹달샘’의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숙였다. 이들 개그맨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 서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블거진 논란에 대한 심경과 사과를 전했다.

웃자고 했는데, 그야말로 죽게 생긴 꼴이다. 방송 활동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장동민은 과연 어떤 말과 태도로 참회의 뜻을 전했을까. 말 한마디가 빚은 참사로 인해 마련된, 긴급 기자회견의 현장을 확인해보자.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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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처럼 어둔 표정의 장동민.
웃음을 머금던 평소의 얼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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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
굳은 얼굴의 장동민과 유상무가 실내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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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르는 장동민.
한발 두발 내딛는 걸음이 마치 ‘사형대’에 오르듯 무겁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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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연단에 나란히 선 세 사람.
장동민, 유상무, 유세윤. 옹달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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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할까.
가장 먼저 고개를 숙여 사죄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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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얼굴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는 장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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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이 먼저 입을 뗀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부족하다는 점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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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의 사과문을 모두 읽은 뒤, 다시 일어서는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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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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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긴급 기자회견에는 파문의 정도를 반영하듯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장동민과 옹달샘은 사과문과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네 번 고개를 숙이며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장동민은 “청취자분들과 가깝게 더 많은 분들에게 많은 웃음을 드리려고 했다. 웃음만을 생각하다보니, 서로 내뱉는 말이 세졌고 격한 말들을 쓰게 됐다”며 수위 높았던 발언들을 내뱉은 과정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한 웃음이 누군가에게 상처 된다는 생각 못하고 안일한 생각만 가졌다. 저의 이런 경솔한 태도에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사과했다.

장동민과 옹달샘은 “저희의 부족한 언행을 통해 상처 받은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사죄드린다. 더 이상 이런 일 반복하지 않도록 평생 약속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말을 전한 뒤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신중을 다해서 여러분 주신 사랑 보답하겠다. 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도록 하겠다”며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의 피해자이자 생존자의 고소 고발이다. 전국민이 비탄에 잠겼던 끔찍한 사건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극적으로 생존한 사람을 우스갯소리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더욱이 그에 앞서 욕설과 여성 비하 등 수위 높은 막말로도 한 차례 논란을 불어일으킨 터라, 가뜩이나 곱지 않던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옛말에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고 했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뜻이다. 아무리 과거의 발언이라고 해도 논란은 논란이다. 더욱이 청소년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는 ‘대세’ 개그맨으로 사랑받는 장동민으로서는 그에 걸맞는 책임과 검증이 언제라도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예상치못한 과거의 폭언들이 오랜 시간을 지나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유머와 언어 폭력은 구별되어야 한다. 성희롱과 여성 비하, 모욕적인 언사 등은 개그라기보단 특정인에게 상처를 안기는 가학적인 폭력의 하나다. 재치 넘치는 위트, 그리고 해학과 풍자 등으로도 얼마든지 건강한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장동민의 이번 설화(舌禍)는 치열한 경쟁으로 뜨거운 방송 환경에서도 넘어서는 안될 선에 대한 자성과 반성의 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사과한 장동민과 옹달샘에 여론이 어떤 반응으로 받아들일 지 이후의 사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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