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모델의 성공은 후속작에게 어떤 의미일까. 기술과 디자인은 전 모델에 비해 진화됐으면서도 브랜드가 갖고 있는 고유의 색은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이 과정은 칼날 위를 걷듯 신중해야 한다. 자칫 과도한 변화는 전작의 충성도 높던 고객들마저 떠나가게 만들고 그렇다고 변화를 주저하다가는 새로움을 갈망하는 소비자의 욕구을 충족시키는 데에 실패한다. 한 모델의 실패가 아닌 한 회사의 실패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실로 어려운 선택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고민의 결과, 탄생한 모델이 바로 폭스바겐 7세대 ‘골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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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해치백의 교과서 ‘골프’
‘골프’는 소형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린다. 이번 7세대 골프를 두고 ‘해치백 교과서의 7차 개정판’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골프’는 7세대에 걸쳐 진화하면서 총 30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유럽 자동차 브랜드 단일 모델 중 최다 판매 기록이다. 덕분에 ‘골프’는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도 소형 디젤 수입차의 강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 때문에 7세대 ‘골프’는 올해 하반기 국내 수입차 디젤 소형차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모델로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외관 디자인의 대대적인 변화는 없다. 간결하고 힘이 느껴지는 ‘골프’의 고유의 정체성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사실 드러내놓고 멋부리지 않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이번 7세대 모델의 경우 전면부의 펜더를 전 모델보다 강조해 힘을 강조했다. 측면부의 간결한 직선 라인은 유지하면서도 한층 날렵해진 후면부로 변화를 줬다. 전체적으로 차량의 크기는 커지고 낮아졌다. 전장은 56㎜, 휠베이스는 59㎜ 늘어난 대신 높이는 28㎜ 낮아졌다. 길어진 전장과 앞바퀴가 43㎜ 앞으로 전진하면서 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단점으로 꼽히던 트렁크 용량도 30ℓ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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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인테리어의 진화 ‘눈길’
차량 내부로 시선을 옮겼다.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블랙톤으로 통일한 센터페시아와 대시 보드, 스티어링 휠은 전반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준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차량을 움직였다. 7세대 ‘골프’는 폭스바겐 최초로 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매트릭스(MQB)를 장착해 무게를 100㎏ 줄였다. 그렇다고 ‘골프’가 갖고 있는 묵직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지만 묵직한, 그러면서도 힘이 차고 넘치는 엔진의 매력은 여전했다. 낮게 내려앉은 듯 첫 인상과 달리 높은 토크에서 느껴지는 구동력은 차량을 가볍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시속 100㎞/h 이상까지 별다른 변속감 없이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소형차을 운전하며 맞닥뜨려야하는 고속 주행의 불안함도 ‘골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소음 부문의 경우,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준이다. 운전 중에는 노멀, 에코, 스포츠 등 총 4가지로 운전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의 역동성은 무감한 편이라도 쉽게 느낄 수 있게 세팅이 돼 있다. 실제 주행에서 기록한 연비는 16㎞/ℓ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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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것들
안전사양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에어백 센서와 연동해 추돌 발생 시 자종으로 브레이크를 가동해 2차 추돌을 예방해주는 시스템이다. 운전자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알려주는 피로 경보 시스템도 있다. 다만 필수품으로 인식되는 내비게이션을 따로 달아야하고 버튼 시동키가 없는 것은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 그렇다면 ‘골프’는 전작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가격이 발표되기 전, 600여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 하반기 5000대를 팔겠다”고 말했다. 엄밀히 말해 국내 시장 여건을 고려한다면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시승을 해본 결과,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자
●한줄평=크기에 연연하지 않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 다만 너무 반듯한 이미지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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