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귀국
[스포츠서울]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입성 도전을 중단하고 KIA로 복귀한 윤석민이 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시간 비행에 피로가 풀리지 않은 탓일까. 어찌보면 불명예 복귀라 위축된 것일까.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친정팀 KIA로 전격 복귀한 윤석민(29)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그를 반기자 살짝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인터뷰 내 살짝 위축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도 끝까지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고, 공항을 빠져나가기 직전 구단 관계자의 도움으로 김기태 감독과 통화를 마친 뒤에는 미소를 띄며 집으로 향했다.

◇복귀 일성 “내가 결정한 것, 책임 지겠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윤석민은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는데에도 구단 관계자들께서 직접 LA까지 날아오셔서 마음이 흔들렸다. (메이저리그 캠프에 초청받지 못한) 현 상황도 복귀를 결심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구단 관계자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로 돌아온다면 친정팀인 KIA로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평소에도 생각을 했다. 훈련은 계속 해 왔고, 몸 상태도 좋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정복이라는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눈앞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계약이 늦어지는 바람에 충분히 몸을 만들지 못했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 노포크 소속으로 23경기에 등판해 4승 8패 방어율 5.74의 성적을 받아 들었다. 그는 “미국 생활에서 힘든점은 없었다. 내가 못했다. 변명 않겠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했다. 윤석민은 “이유가 어찌됐든 돌아왔다. 내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내가 결정한 일이기 때문에 마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길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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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입성 도전을 중단하고 KIA로 복귀한 윤석민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타이거즈 명가재건 “뭉치면 못할 것 없다”

국내 복귀 사실이 아직은 믿기지 않는 표정. 윤석민은 “막 도착해 얼떨떨하다. 많은 취재진을 보니 책임감도 느껴진다. 아직은 국내에 복귀했다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은 더 크게 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스프링캠프가 끝났을 때까지만 해도 KIA는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김선빈 안치홍 이대형 등 센터라인이 여러가지 이유로 팀을 떠났고, 투수진도 두 명의 외국인선수와 양현종을 제외하면 시즌 운용에 대한 계산이 안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민이 KIA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단번에 5강 후보로 상승했다. 김기태 감독은 “야구는 한 명이 하는 게 아니다. 윤석민이 돌아와 분명 도움은 되지만, 꼴찌후보에서 단숨에 5강 후보로 올라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석민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그는 “KIA에서 9시즌을 뛰면서 항상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기는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응원해준다는 것 잊지 말고, 선수들이 뭉쳐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성적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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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입성 도전을 중단하고 KIA로 복귀한 윤석민이 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인천공항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몸상태 좋아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열린 KIA의 가을캠프때부터 훈련을 시작한 윤석민은 괌과 LA를 거치며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그는 “불펜피칭은 네 번 정도 했다. 60~70개까지 던지고 왔다. (시차적응 등을 고려해)당장은 던질 수 없겠지만, 시범경기 중반에는 마운드에 서지 않을까 싶다”고 상태를 전했다. 하지만 개막전 엔트리 합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그는 “감독님과 상의해봐야 할 것 같지만, 조금 힘들지 않나 싶다”고 솔직히 말했다. 무등구장 시대의 종식과 함께 팀을 떠났던 윤석민은 아직 신축 광주구장 마운드를 밟아보지 못했다. 그는 “빨리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 서고싶다”면서 “동료들과 아직 연락을 안했는데, 집에 돌아가면 연락할 것이다. 타이거즈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 해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동열 감독과 불화설 때문에 해외진출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답할 가치도 없다. 오해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돌아와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한 윤석민은 우선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메디컬체크 등을 받은 뒤 9일 함평 챌린저스필드에 합류해 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기태 감독은 “미국에서 막 왔기 때문에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시차적응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1군에 불러 올리려면 최소)일주일 정도는 시간을 줘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 야구 잘 할 일만 남았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대신했다.
인천공항 | 장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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