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칼 들고간 오상욱이 끝 아니었다…공연계까지 번진 잠실 봉쇄 후폭풍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의 여파가 체육계를 넘어 공연계까지 번지고 있다.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이 자신의 장비를 챙기지 못한 채 국제대회에 출전한 데 이어,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도 공연장을 변경하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가장 먼저 불똥이 튄 곳은 대한펜싱협회다.

대한펜싱협회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출입 제한으로 선수들이 개인 장비를 반출하지 못했다.

결국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한 오상욱 등 국가대표 선수들은 자신이 사용하던 펜싱 칼과 재킷, 펜싱화 등을 챙기지 못한 채 다른 선수들의 장비를 빌려 대회장으로 향했다.

원우영 남자대표팀 코치는 “개인 및 새 장비들이 경기장에 있는데 출입이 막혀 선수들이 직접 장비를 구하며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선수들에게 장비는 몸의 일부와 같다. 매우 유감스럽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공연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오는 20~2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은 당초 88잔디마당과 티켓링크 라이브 아레나, 즉 핸드볼경기장을 무대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림픽공원 시위 여파로 핸드볼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수변무대와 우리금융아트홀로 공연장을 분산 운영하기로 했다.

주최사 비이피씨탄젠트 김은성 대표는 17일 공식 계정을 통해 “최근 공연장 변경과 관련하여 많은 문의와 의견을 보내주셨다. 갑작스러운 변경 소식으로 혼란과 불편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고, 저희 역시 갑작스럽게 이를 통보받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아티스트의 공연 장소와 공연 순서, 타임테이블도 조정됐다.

김 대표는 “공연을 축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도 공연을 최대한 정상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핸드볼경기장보다 우리금융아트홀과 수변무대의 수용 규모가 작다는 점은 변수다. 주최 측은 공연장 변경 이후 추가 티켓 판매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공연장이 분산되면서 일부 아티스트의 공연 시간이 겹쳤고, 관람 동선과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파크뮤직페스티벌에는 잔나비, 실리카겔, 몬스타엑스, 십센치, 산다라박 등이 출연한다.

앞서 하이브도 위버스콘 관련 행사 장소 활용 계획을 접었고,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 장소를 킨텍스로 변경했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는 공연장 운영이 사실상 멈추는 셧다운 우려까지 제기했다. 이번 주말에도 킹 누 내한공연, 박서진, 유노윤호, 엔플라잉 등 대형 공연이 예정돼 있어 추가 피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체육계는 국가대표가 자신의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고, 공연계는 무대 운영 계획을 바꾸고 있다. 잠실 봉쇄 사태의 후폭풍이 스포츠와 대중문화 현장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불법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으로 나선다.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X를 통해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한 엄중 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 의사 표현을 넘어 타인의 권리침해가 없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일벌백계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