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데뷔 첫 만루홈런의 기쁨에 들뜰 법도 했지만, 오히려 차분했다. 롯데 주전을 넘어 어느덧 거포 유격수로 거듭난 전민재(27) 얘기다. 그는 “만족스러운 부분보다 아쉬운 부분이 먼저 생각난다”며 “더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롯데가 최하위 추락 이틀 만의 탈꼴찌에 성공했다. 최근 7연속 루징시리즈를 겪으며 8·9위를 오갔고, 5위 격차도 어느새 7.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침체한 분위기 속에서 이날 홈런 세 방을 앞세워 SSG를 10-6으로 제압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롯데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장단 12안타를 몰아친 데다 결정적인 순간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질적인 약점이던 수비 불안과 빈타에서도 벗어나 남은 수도권 6연전의 분수령으로 꼽힌 첫 경기를 잡아낸 점도 고무적이다.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경기 흐름을 뒤집은 건 전민재였다.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한 그는 0-2로 뒤진 5회초 바뀐 투수 이로운의 초구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김태형 감독 역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민재의 만루포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2024년 두산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민재는 꾸준히 기회를 잡으며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01경기에서 타율 0.289, 95안타 5홈런을 기록했고, 올해는 벌써 7홈런을 쏘아 올렸다. 아직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다만 경기 후 전민재는 담담했다. 그는 “사실 경기 전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다”며 “다행히 기분 좋게 경기를 잘 치른 것 같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가장 좋다”고 밝혔다.

이어 “만족감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먼저 생각난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 더 발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만루홈런에도 만족은 없었다. 전민재는 “공·수·주 가운데 수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셋 중 중요하지 않은 건 하나도 없다. 전부 다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영리한 야구 센스도 돋보였다. 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 때 상대 투수가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았다”며 “그래서 세 번째도 슬라이더를 노렸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덕분에 데뷔 첫 만루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팀에 보탬이 돼 다행”이라고 돌아봤다.

최하위에서는 벗어났지만 갈 길이 멀다. 전민재는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라며 “첫 경기부터 승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지금 흐름을 잘 이어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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