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인종차별 장면 확산
SNS에 신상 퍼진 멕시코 협회장 사퇴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던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를 향해 이른바 ‘눈 찢기’ 인종차별 제스처를 취한 멕시코 남성이 거센 비난 여론 끝에 결국 협회장직에서 물러났다.
14일(현지 시간) 멕시코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2026 북미 월드컵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상에 빠르게 확산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 윤모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응원 영상을 게시했다. 그런데 영상 속 윤 씨 뒤편에 앉아 있던 한 멕시코 남성이 카메라를 향해 양손으로 눈을 옆으로 잡아당기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눈 찢기’는 아시아인의 외모를 희화화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비판받아 온 문제다.

영상이 확산하자 국내외 누리꾼들의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멕시코 현지 누리꾼들까지 나서 남성의 신원을 추적했고, 그가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 협회(CITGEJ) 회장인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파장이 더욱 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베르날 미라몬테스는 자신의 SNS에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외국인이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길 바랐지만, 나는 정반대의 행동을 했다”라며 “해당 인플루언서와 한국인 공동체, 그리고 실망한 멕시코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고개 숙였다.
이어 자신이 맡고 있던 협회장직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이번 일은 온전히 개인의 행동이며, 그에 따른 결과와 책임을 감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자인 한국인 인플루언서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경기장 해프닝을 넘어, SNS 시대 속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과 파급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라면 현장에서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었던 차별 행위가 영상으로 기록되고 전 세계로 퍼지면서,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멕시코 현지에서도 정치인과 공인, 일반 시민들이 SNS를 통해 그의 행동을 공개 비판하며 “인종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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