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주=김민규 기자] “유리할 때 잘 못했다.”
끝까지 싸웠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사상 첫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3연패를 노렸던 젠지가 ‘라이벌’ T1과의 풀세트 혈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MSI 진출 실패와 함께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도 잠시 멈추게 됐다.
젠지는 14일 강원도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 MSI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 T1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마지막 한 장 남은 MSI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날 시리즈는 명승부였다. 젠지는 1세트에서 먼저 기선을 제압했고, T1이 2·3세트를 연달아 가져가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하지만 4세트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최종 5세트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마지막 한 판에서 T1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5세트 중반까지 팽팽했던 흐름은 22분 드래곤 한타에서 흔들렸다. T1이 에이스를 띄우며 주도권을 가져갔고, 이어진 바론 전투에서도 다시 한 번 에이스를 만들어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젠지는 끝까지 저항했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젠지 선수단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류’ 류상욱 감독은 패인을 묻는 질문에 담담하게 현실을 인정했다. 류 감독은 “많이 아쉽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팀 호흡이 맞지 않았고, 상대보다 우리가 부족했다. 밴픽과 플레이 모두 아쉬웠다”고 말했다.
‘룰러’ 박재혁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유리했던 상황에서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게 가장 아쉽다”고 돌아봤다.

또한 소속팀이 엇갈렸던 원거리 딜러의 맞대결도 관심을 모았다. 박재혁과 T1의 ‘페이즈’ 김수환은 시리즈 내내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에 대해 박재혁은 “확실히 잘한다고 느꼈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고 평가했다. 페이즈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짧고 굵게 “피지컬이 좋다”고 답했다.
밴픽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5세트에서 젠지는 과감하게 니달리를 선픽했다. 류 감독은 “‘캐니언’이 워낙 잘 다루는 챔피언이고, 5세트 시점에서 티어도 충분히 좋다고 판단했다”며 “상체 주도권을 얻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3세트에 등장한 정글 제이스 역시 준비된 카드였다. 류 감독은 “시즌 중부터 스왑 메타를 고려해 팀 차원에서 준비한 픽”이라며 “반면 T1의 미드 사이온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록 MSI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젠지는 여전히 강팀이다. 1라운드 과정에서 여러 변수와 부침을 겪었지만 정규시즌을 치를수록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MSI 선발전에서도 T1을 끝까지 몰아붙였다.
류 감독은 “1라운드 이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정말 잘 버텨줬다”며 “이제 쉬면서 재정비한 뒤 다음 목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혁 역시 “정규시즌이 쉽지는 않았지만 2라운드에 집중하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아쉽게 졌지만 휴식 후 EWC를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MSI 3연패의 꿈은 멈췄다. 그러나 젠지의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한다. 다음 시선은 오는 7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EWC)’. EWC 2연패 도전이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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