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선수들이 준비한 것 그대로 이행, 고맙고 축하한다.”
사령탑으로 두 번째 도전 만에 감격의 월드컵 첫 승리를 거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들뜬 마음 없이 침착하게 돌아보며 말했다.
홍 감독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있는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2-1 역전승한 뒤 “양 팀 선수 모두 긴장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준비한 것을 철저히 지켰다”며 “승리를 거둔 것에 진심으로 축하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후반 13분 스로인 상황에서 미도슬라프 크레이치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했다. ‘장신군단’ 체코가 줄기차게 시행한 공중전에 당했다. 그러나 후반 22분 전반부터 상대 뒷공간을 두드린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동점골을 해낸 데 이어 후반 35분 ‘교체 카드’ 오현규가 황인범의 오른쪽 크로스를 결승포로 연결하며 뒤집기 승리를 따냈다.
홍 감독은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이강인에게 하프 스페이스에서 좀 더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 오현규도 우리가 준비한 카드였다”며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선수 시절에 이어 지도자로도 2009년 U-20 월드컵 8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 등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 아픔을 안았던 홍 감독은 12년 만에 월드컵 사령탑으로 재도전 끝에 첫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홍 감독은 “12년 만에 감독으로 월드컵 첫승인데, 선수 때도 12년 만에 첫승을 했다. 1990년 대회에 첫 출전했다가 2002년 대회에서 이긴 적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고생한 선수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대회 이후 16년 만에 첫 경기에서 승리했는데, 선수들이 잘했다는 말 외엔 할 게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승리 소감은.
오늘 월드컵에서 선수에게 첫 경기였다. 양 팀 다 긴장감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그래도 준비한 것을 많이 이행하고, 철저히 지켰다. 승리한 걸 진심으로 축하하고 감사하다. 경기에 나오기 전 선수에게 두 가지를 주문했다. 하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또다른 건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나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 모두 하나가 되자고 했다. 두 가지 모두 충족시켰다. 다시 한 번 선수에게 첫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 사령탑으로 두 번째 도전, 12년 만에 월드컵 첫 승리를 거뒀는데.
2014년 대회에 나온 뒤 12년 만에 감독으로 월드컵 첫승인데, 선수 때도 12년 만에 첫승을 했다. 1990년 대회에 첫 출전했다가 2002년 대회에서 이긴 적이 있다. 고생한 선수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대회 이후 16년 만에 첫 경기에서 승리했는데, 선수들이 잘했다는 말 외엔 할 게 없다.
- 디테일이 엿보였다.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오른쪽 라인의 이강인과 설영우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더라. 이강인의 중앙 지향적 움직임이 살아나며 동점골의 디딤돌이 됐다. 또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결승골을 해냈다.
빌드업 상황에서 오른쪽의 이강인에게 하프 스페이스로 좀 더 자리해달라고 했다. 그 이후 반대로도 가서 자유롭게 하라고 했다. 기본은 오른쪽에서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는 것이었다. 상대가 끌려나오면 (윙백) 설영우에게 뒷공간을 침투하도록 했다. 잘 지켜줬다. 오현규도 준비한 카드였다. (고열로) 컨디션이 좋진 않았는데, 본인이 많은 노력으로 빨리 끌어올려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 손흥민에 대해서는.
중요한 경기였다. 선수들이 압박감을 받을 때 주장으로 당연히 (선발진에) 나와야 한다고 봤다. 주위 선수에게 안정감을 주려면 주장의 역할이 필요하다. 손흥민도 충분히 준비한 것을 잘 실행해줬다. 물론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득점 감각이 좋다. 앞으로도 걱정 안 한다.
- 황인범이 (부상 등을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합류해 1골1도움(오현규 결승골도 도움) 맹활약했는데.
황인범은 60분정도 생각했다. 지난 평가전부터 시간을 늘리고자 했다. 그런데 본인이 (더 많은 시간을) 뛰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득점까지 해서 큰 도움이 됐다.
- 다음 멕시코전에 대해서는?(외신기자)
오늘 멕시코와 남아공전을 봤다. 홈 팀의 열렬한 성원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경기하더라. 우리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본다. 그래도 (멕시코전이 열리는 아크론) 경기장에서 한 번 해봐서 다행이다. 양 팀이 승점 3을 따냈다. 다음 경기가 우리에게도, 멕시코에게도 중요하다. 우리로서는 오늘 승리가 팀에 굉장히 긍정적인 힘을 줬다. (1차전) 경기가 끝났으니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
- 고지대 훈련 효과가 있었다고 보나.
90분의 분명한 플랜을 갖고 있었다. 0-1로 지고 있는 경우, (1-0으로) 이기고 있는 경우 등을 고려하고 선수의 체력에 따른 교체까지 준비가 잘 돼 있었다. 그 결과 후반에 들어간 선수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고지대는 결과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체코 선수들이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걸 봤다. 그 시간에 더 상대를 몰아치고 공격적으로 했다. 고지대 훈련이 큰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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