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한 ‘학범슨’ 김학범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현장에서 세계 축구의 흐름과 전술의 변화를 진단한다. 중남미 전문가인 학범슨의 분석을 기반으로 홍명보호의 월드컵 대응 전략도 심도 있게 다룬다.<편집자주>

멕시코 현장에서 멕시코 대표팀의 평가전 세 경기를 모두 지켜봤다. 준비가 상당히 잘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마지막 세르비아전은 공격적인 면에서 날카로움이 엿보였다. 세르비아가 못 한 것도 있지만 멕시코는 잘 준비된 팀으로 볼 만하다. 자국 리그를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고 월드컵을 집중적으로 대비한 모습은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떠오르게 한다. 장기간 합숙하며 팀을 만들었기에 시간을 거듭할수록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체코전에 ‘올인’ 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멕시코에 관해 설명했다. 멕시코는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다. 못 이길 상대는 아니지만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긴 어려운 강팀이다. 그래서 체코를 잡고 가야 한다.

체코는 멕시코에 비해 확실히 전력이 떨어진다. 승리를 노릴 상대다. 무승부도 괜찮은 결과일 수 있지만 월드컵 같은 무대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다. 체코를 잡으면 홍명보호의 32강 진출 가능성은 단번에 올라간다. 7부 능선을 넘는다.

반대로 패할 경우 완전히 꼬일 수 있다. 멕시코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1~2차전이 잘못되면 3차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단판 승부에선 어떤 일도 일어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경우 남아공전까지 잘못될 우려가 있다.

승리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선제골을 넣는 데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일단 먼저 넣으면 경기는 매우 유리해진다. 체코는 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려야 한다. 그 틈을 노리면 우리가 추가골을 넣고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만에 하나 선제골을 허용하면 상당히 피곤해진다. 월드컵 레벨의 팀이 마음먹고 라인을 내려 수비에 집중하면 공격하는 팀의 부담이 늘어난다. 체코는 신장 190㎝에 육박하는 선수가 7~8명에 달하기 때문에 롱볼로도 공략이 어렵다. 주전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시는 196㎝로 공중볼에 장점이 있다. 롱볼 없이 세밀한 플레이로 체코를 뚫어야 하는 상황은 분명 부담스럽다.

스리백을 쓰는 만큼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왼쪽 스토퍼로 이기혁을 세우는 전략이 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대회에선 선수 컨디션이 중요하다. 이기혁은 빠르게 팀에 적응한 것 같다. 피지컬이나 수비적인 면에서 고민이 되겠지만, 전진 패스 능력을 살리는 게 더 좋다고 본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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