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원성윤 기자] 과거 대한민국 피트니스 센터의 상징은 단연 ‘몸짱’과 ‘다이어트’였다. 닭가슴살과 고구마로 대변되는 극단적인 식단 통제, 그리고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강도 높은 근력 훈련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이제 대중은 단기간의 혹독한 육체 개조가 아닌, 일상 속에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조화롭게 아우르며 삶의 질을 높이는 ‘웰니스(Wellness)’를 추구한다. K-푸드와 K-뷰티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헬스케어 산업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타 역시 이 ‘K-웰니스’를 향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기 한가운데서,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오프라인 피트니스 산업의 판도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국내 피트니스 프랜차이즈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바디채널 김효남 대표다.

◇ 웰니스의 본질은 감성, 그 토대는 ‘데이터와 시스템’

김 대표는 “웰니스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 느끼는 감성이지만, 이를 실제 공간에서 구현하고 비즈니스로서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철저한 시스템과 데이터”라고 단언한다. 그는 피트니스 산업이 태생적으로 대중의 웰니스를 책임지는 핵심 거점임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고착화된 아날로그적인 영업 방식과 기형적인 인력 구조에 갇혀 그 진정한 가치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뼈아프게 진단했다.

“기존의 일반적인 피트니스 센터들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레이너들은 회원의 건강을 돌보는 본연의 수업보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신규 회원 유치와 PT(퍼스널 트레이닝) 영업에 매달려야만 했죠. 반대로 고객들은 운동을 하러 와서도 끊임없는 PT 권유와 영업 압박에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건강해지기 위해 찾은 공간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모순이 발생한 겁니다. 우리는 바디채널을 통해 이 근본적인 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쳤습니다.”

◇ 자체 IT 시스템, 피트니스의 풍경을 바꾸다

바디채널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난 10년간 외부 투자 한 푼 없이 100% 자비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피트니스 전용 자체 IT 시스템을 구축했다.

본사의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부터 고객 전용 모바일 앱, 그리고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되는 ‘P-시그널(P-Signal)’, 나아가 버추얼 그룹 운동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센터 운영과 고객 경험의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이러한 DX의 결과는 현장에서 즉각적인 변화로 나타났다. 고객이 센터에 들어서서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심박수, 칼로리 소모량, 운동 강도 등 모든 생체 데이터가 센터 내 화면과 개인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축적된 데이터는 직감이나 눈대중이 아닌, 철저한 과학적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과 식단 처방의 든든한 기반이 된다. 회원들은 마치 주치의에게 진단을 받듯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트레이너를 ‘영업 사원’에서 ‘웰니스 멘토’로

시스템이 영업과 관리의 상당 부분을 대행하자, 피트니스 센터의 가장 큰 숙제였던 고비용 구조가 혁신적으로 개선됐다. 또한 생애 첫 월 구독 가입시 월 1만 9900원의 ‘넷플릭스형 구독 모델’을 도입해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회원 유입부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IT로 자동화했다.

더 중요한 변화는 트레이너들의 역할이다. 트레이너들은 이제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오직 회원들의 건강 관리(CS)와 수준 높은 티칭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트레이너를 단순한 영업 사원으로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웰니스 멘토이자 헬스케어 전문가, 나아가 센터의 ‘스타’로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인본주의”라고 강조했다. 영업의 압박이 사라진 공간에는 자연스러운 소통이 피어났다.

“회원들은 이제 영업에 대한 부담 없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센터 안팎에서 러닝 크루를 조직합니다. 고객 스스로 피트니스 센터를 땀 흘리는 고통의 공간이 아닌, 즐겁고 건강한 웰니스 놀이터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바디채널의 시선은 이미 단순한 체육관의 범주를 넘어 더 큰 그림을 향하고 있다. 하반기 론칭 예정인 바디채널 시스템 3.0 버전을 통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완벽하게 넘나드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집에서도 센터와 동일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홈짐 서비스, 고도화된 AI 맞춤형 운동 및 영양 처방, 그리고 GPS 기반의 마라톤 기능까지 통합하여 일상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김 대표가 최종적으로 겨냥하는 목표는 바디채널의 독보적인 IT 시스템을 무기로 아시아 피트니스 시장을 제패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첫 번째 교두보는 바로 이웃 나라 일본이다.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령화 사회이자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임에도 피트니스 보급률은 4%대에 불과하다. 미국(22%)이나 한국(약 7%) 등 피트니스 선진국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 ‘골든 타임’인 셈이다.

그는 “실버 세대의 근감소증 예방 등 일본 시장에 특화된 수요를 공략하기에 우리의 데이터 기반 맞춤형 시스템은 최적의 무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인 헬스장 ‘초코잡(Chocozap)’ 모델을 넘어선 고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나갈 것”이라며, “일본을 시작으로 머지않아 아시아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거대한 ‘웰니스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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