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왕’의 침묵이다.

지난 시즌 타격왕·홈런왕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시작하는데 부진이 꽤 오래간다. 친정 복귀를 반기고 ‘삼성 종신’을 외쳤던 팬의 걱정도 늘어간다.

두산 캡틴 양의지(39)는 올 시즌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다.

팀이 정규시즌의 30%인 44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8다. OPS 0.682 5홈런 23타점으로 기대에 한참 모자란다. 득점권 타율도 0.237에 그친다.

지난 시즌 38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타율 0.337을 찍으며 ‘왕관’을 쓴 그다. NC 시절인 2019시즌에 이어 두 번째 타격왕 타이틀을 따냈다. 포수 타격왕은 1984시즌 이만수와 그, 둘뿐이다.

통산 타율 0.307의 정교한 타자인데 멘도사 라인의 타격이 왠지 낯설다.

불혹을 코앞에 둔 만큼 자연스레 에이징 커브 우려가 나온다.

2022년 11월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와 맺은 4+2년(기본 4년+선수 옵션 2년) 최대 152억 원 FA 계약 중 4년의 마지막 해다. 2년 선수 옵션을 걸어뒀는데 마음이 급해질 듯하다.

다행히 6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을 털고 최근 5경기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홈런으로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두산도 3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양의지는 클래스가 다른 선수”라며 “시간이 지나면 올라올 것”이라고 무한 신뢰를 보냈다.

삼성 4번 타자 르윈 디아즈(30)는 시즌 초반 홈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전 경기(43경기)에 출장해 쏘아 올린 홈런이 고작 5개(공동 22위)다. 타율 0.299 OPS 0.803 33타점(7위)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타격 부문은 디아즈 독무대였다.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에 등극했다. 158타점은 KBO리그 신기록이었고, 50홈런도 역대 외국인 타자 최초로 달성한 이정표였다.

그렇게 몬스터 시즌을 보냈는데 올 시즌은 압도적인 모습을 잃었다.

너무 높아진 기대치가 부담이 된 데다 국내 3년 차로 약점이 노출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타점과 득점권 타율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33타점은 최형우(31타점)보다 많은 팀 내 1위고, 득점권 타율 0.321도 처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몫을 해내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75(40타수 11안타) 0홈런 7타점을 적었다. 그런 대로 타점은 올렸지만 홈런 가뭄이 심각하기는 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는 홈런이 없어도 타점만 많이 올려주면 된다”며 “20홈런 100타점만 기록해도 큰 힘”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가을야구 복귀를 노리는 곰 군단과 우승을 벼르는 사자 군단. 올 시즌 성적은 두 ‘왕’ 하기에 달렸다.

dh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